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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30. 2021

요즘 아이들은 우울합니다

 벌써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쓴 지 3주 차가 되어갑니다. 30일 동안 매일 써보기로 했죠. 매일 복지실에서 30~40분을 씁니다. 10분을 멈추지 않고 쓰고 있어요. 몰입해서 쓰다 보면 30~40분은 훌쩍 지나가네요.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해. 처음 글쓰기 모임 기획할 때 과연 초등학생들이 글을 쓸 수 있을까, 모임이 제대로 될까 걱정했었는데 막상 해보쓸데없는 걱정이었어요.


 글쓰기의 주제는 성장입니다.  는 '나'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글머리를 열었어요.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기 이해가 필요하기에 첫 주는 '나'를 들여다보는 질문들이었어요.


 진정 행복한 삶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감사 살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글을 요.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 존재 자체로 가치 있다고 했어요. 긍정적인 자기 암시도 연습해. 금요일에는 나만의 좌우명도 만들어봤어요. 지난 일주일 돌이켜보니 아이들과 함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들여다보며 미래를 내봤네요.


 요즘 아이들글을 읽는 재미에 빠졌어요. 아이들마다  생각, 감정이 달라요. 아이들의 여러 생각과 감정에 머수 있어 아이들과 글쓰기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잘 쓰 위해 애쓰기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 자기감정을 표현하도록 고 있어요. 글 속에 꽁꽁 숨겨둔 아이들의 감정을 격려하고 어루만져주면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도록 연습시켜요. 나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요.


 지난주는 감정을 주제로 글을 썼어요. 그날의 감정을 감정 카드로 고르게 한 다음 카드를 고른 이유에 대해 글을 썼어요. 공통 질문으로 요즘 기분은 어떠한지, 걱정거리는 무엇이고, 우울할 때와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은 언제 드는썼어요. 글을 쓰다 보면 작은 성공 경험으로 뿌듯했던 적은 언제인지,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같은 질문으로 확장되더라고요.


 우울한 기분은 언제 들어?


 지난 금요일아이들에게 '우울하다'는 감정 카드를 보여줬어요. 감정 카드 뒷면에 쓰여있는 '우울하다'의 뜻을 읽어주고 '나는 언제 기분이 가라앉는지' 상황이나 이유를 쓰게 했어요. 그 당시 감정 덧붙여보라고 했어요. 그 당시 감정과 지금 그때를 떠올리면서 드는 감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했어요.


그중 한 학생의 글을 소개합니다.

"내가 우울할 때는 현실을 직시할 때다. 나는 해야 하는 것이 많다. 나를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그 생각을 하면 할수록 힘들다. 그냥 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난 행복하면 안 되는 걸까? 그냥 꼭두각시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대학을 가고 사람들이 원하는 직장, 혹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 걸까? 어른들은 우리가 상상력과 호기심이 없다고 하지만 정작 어른들이 우리의 꿈과 도전정신을 죽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어른들은 귀머거리 같다.(중략) 어른들은 우리가 말하면 왜 말대꾸하냐고 하고 말이 없으면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고 한다. 우리 보고 어쩌라는 것인가.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 -디딤 날개 작가-

 모임이 끝난 다음 아이들이 쓴 글을 옮겨 적다가 뭔지 모르게 슬퍼졌어요. 그날따라 그 학생의 눈시울이 붉어졌거든요.


 순간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째가 좋아하는 노래거든요. 둘째도 웅얼웅얼 따라 부르면 뭔지 모르게 찔려요. 이상해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 주세요 사랑해주세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이들 코로나로 더 우울해졌어요. 부모만큼이나 혼란스러워해요. 지금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세심한 배려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으로 성장해요. 무작정 혼내지 말고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어주세요. 어른들의 격려와 응원이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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