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알았으면 좋았을걸

디지털 노마드, 패시브 인컴

by hohoi파파

2021년 서른아홉 살이 됐다. 벌써 40대를 바라본다. 올해 30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하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30대를 돌이켜보니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스물아홉 살 때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냥 무기력하고 우울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마음이 뒤숭숭했다. 왜 그랬을까. 30대는 안락한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모든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했기에 두려웠던 것이다. 무엇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충분하게 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흘러간 시간이 야속하다. 10년이 언제 지났을까. 누가 거짓말이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과연 '1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했을까. 10년 전처럼 이룬 것이 없다는 생각에 서글펐다. 여전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찾아야 하는 질문이라면 조금은 위로될 텐데.


오늘 우연히 컴퓨터 바탕화면에 폴더를 발견했다. 전현승이라는 폴다. 이름 없는 '새 폴더'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열어보지 않아 후후 불면 쌓인 먼지가 풀풀 날릴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폴더를 클릭했다. 폴더 안에는 '2019년 인생 계획'이 담겨있었다. 오글오글 파일 이름도 부끄럽다.


두둥!

'현승이의 버킷리스트'


그것도 쓰다 말았다. 배우고 싶은 것, 여행하고 싶은 곳, 2019년 목표,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모임을 구분해 나름 계획을 세웠더라. '2019년 프로젝트'로 사회복지사 사례집, 복지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 사회복지사 입문서 책을 쓰겠다고 호기롭게 써놨다. 진짜 무슨 자신감으로 썼는지 모르겠다. 계획들은 구체적인 실천 전략 없는, 현실 가능성 제로인 그냥 희망사항이었다.


계획은 계획으로 끝났다. 하지만 과정이라고 좋게 말하고 싶다. 처음 책을 출간하겠다는 생각으로 브런치에 입문했다. 지금 바라던 책은 아니더라도 글은 쓰고 있지 않은가. 브런치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400개의 글은 기록되지 않았을 것이다. 확실하게 이룬 계획도 있었다. 2020년도에 아동·청소년 상담심리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마저도 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30대를 지나 보니 깨달은 게 있다. 하고 싶은 계획은 미루지 말고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이것저것 따지다가 2년을 허비했다. 학비 걱정, 논문 걱정, 과연 내가 퇴근하고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막연한 고민으로 용기 내지 못했다. 남들에게 묻지도 이것저것 따지지도 말았어야 했다. 한 걸음씩 떼며 돌파하는 게 답이었다.


처음 마음먹었던 일은,

돌고 돌아 결국 하게 되더라.


30대에 알았다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이 있다. 꿈은 조각조각 계획을 나눠 현실 가능한 목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목표 달성은 재능과 능력이 아닌 그 일에 대한 자기 확신이 중요했다.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힘은 해내겠다는 뚝심과 목표 달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에 달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른아홉 살이 돼서야 하고 싶은 것은 마음먹었을 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더 늦기 전에, 40대가 되기 전 일단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더 이상 꿈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현승이의 버킷리스트' 적어 둔 사례관리 전문가, 관계 컨설턴트, 작가, 프리랜서 1인 기업, 강의하는 사람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움직이기로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도전한다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진화하지 않을까.


코로나-19는 향후 몇십 년의 미래를 확 잡아당겼다. 현재 학교는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에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은 zoom이나 유튜브를 활용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선생님도 있다. 업무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금 상상조차 못 했던 비대면 프로그램이 운영이 되고 있다. 상담은 대면으로 이루어져야지 하는 생각도 이미 고정관념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심리 상담하는 기관이 생겼다. 교육복지사가 아이들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시대에 떠밀려서 유튜브를 하게 생겼다. 거부할 수 없다. 2021년 올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적응 기간일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디지털 노마드, 패시브 인컴에 관심이 생겼다. 잠시였지만 하루 4시간만 일해도 먹고사는데 문제없고, 자고 있는데 돈이 들어오는 일을 꿈꿔봤다.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내가 2021년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중 하나가 디지털 노마드, 패시브 인컴에 적응을 위해 전자책을 써보는 것이다.(최근 브런치에서 전자책에 관련된 알람이 울렸을 때 소름이 돋았다.) 디지털 노마드, 패시브 인컴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튜버들이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강조한다.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콘텐츠로 만들어 보겠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나는 어떤 것을 잘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내게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할까?


며칠 동안 고민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지를. 만약 다른 사람이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 일지를 찾아봤다.


며칠 전까지 초등학생들과 함께 썼던 글쓰기 주제가 떠올랐다. 30일 동안 매일 초등학생과 글을 썼던 노하우, 경험을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강의안을 썼다. 디지털 노마드와 패시브 인컴이 동기부여가 됐는지 2주 만에 50 페이지 분량의 초고가 완성됐다.


며칠 전 재능 플랫폼인 크몽과 탈잉완성된 원고를 심사 신청을 했다.

그 사이 크몽에서 두 번 비승인이 됐고, 현재 탈잉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험 없어 두 차례의 비승인 고배를 마셨지만 새로운 경험으로 다시 가슴 뛴다. 40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 잡은 것 같아 설렌다.


적어도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시도라는 점에서 밑져야 이득이다. 이제 첫 원고 신청인데 전자책으로 승인될 리 만무하다. 전자책으로 한 달에 천만 원씩 번다는 사람들과 비교해봤자 의미 없다. 경제적인 자유는커녕 커피 한잔 못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간 노력으로 나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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