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의 첫 수익

by hohoi파파

작년 10월 브런지 작가 제안이 왔다. [오직]이라는 지식 공유 플랫폼이었다. 취준생들에게 직무 이해도를 높이고 취업 준비를 돕는 플랫폼이었다.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과 면접 준비, 주요 업무와 세부 과업, 최근 이슈 등 해당 직무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직무와 취업 준비에 대한 정보를 오디오로 듣는 플랫폼이었다. 교육복지사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멘토가 된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파이프라인이 처음은 아니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몇 군데에서 작업 요청이 왔었다. 사회복지사 1급 취득 과정과 학생들과 지리산 종주했던 이야기를 기고했었다. 출판사에도 협업 요청이 왔었다. 자신의 출판사에서 출간된 육아 에세이를 읽고 리뷰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출판사 내부 방침으로 두 달만에 못하게 됐지만 글을 쓰고 차는 마실 수 있는 수익이 생긴 이색 경험이었다.


브런치는 정직 계약서를 쓰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줬다. [오직]에서 2월 정산 건에 대한 메일을 받고 '글을 쓰면서 수익이 생길 수도 있구나' 느꼈다. 브런치는 기회라는 말을 실감한다.


[오직] 플랫폼 매니저에게 질문 리스트를 받았다. 질문이 무려 27개, 질문 한 개당 7~8개의 질문으로 나눠있었다. 써야 할 분량을 보고 부담이 됐다. 가볍게 생각하고 흔쾌히 한다고 했는데 마감 기한까지 과연 쓸 수 있을까 자신 없었다.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글쓰기라 포기할 수 없었다. 적어도 사회복지사나 교육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에 대해 관심 있는 취준생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내가 쓴 글을 직접 녹음해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미친 듯이 썼다.


두 달 동안 원고를 썼다. 사실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퇴근하고 바로 두 아들을 하원 시켜야 했고 집에 가더라도 아이들이 잘 때까지 두 아들과 놀아야 했다. 육퇴 후 글을 쓰고 자료를 찾았다. 주말에는 아내에게 두 아들을 맡기고 반나절 커피숍에서 썼다.


두 달 사이 몇 차례 원고 피드백을 받았다. 12월에 최종 원고를 넘겼다. 내 손에 떠난 원고, 여한이 없었다.


플랫폼 매니저에게 플랫폼에 업데이트를 했다고 메일이 왔다. 완성된 것을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플랫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설렜다. 코로나 때문에 직접 녹음할 수 없었지만 두 달 동안 애쓴 결과물을 마주하니 벅찼다.


인터파크도서 북 DB 이미지

사실 계약서 쓸 때까지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될 줄 알았다. 아내에게 올해 차를 바꾸겠노라고 호언장담도 했는데. 유명 유튜버도 파이브 라인을 만들면 한 달에 몇 천만 원씩 벌 수 있다고 했었다. 자면서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꿈꾸며 계약서에 서명했던 것이 기억난다.


하지만 12월, 1월 두 달 동안 판매되지 않아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매니저는 정산 액을 분배해주지 못해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되레 미안해지게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왜 판매되지 않을까?' 나름 생각해봤다.


솔직히 교육복지라는 직무가 관심이 높거나 유망 있는 직업이 아니다. 해주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있어도 정작 들을 사람이 없었다. 아무리 좋은 내용과 가치가 담겨 있어도 듣고 싶은 말이 아니면 외면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은 아닌 것처럼.


마케팅하지 않은 탓도 있다. 출간 기획서 작성법을 찾다가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마케팅도 저자의 몫의 한 부분이라는 말을 들었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 보다 판매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생각해보니 알아서, 어떻게든 홍보되겠지 생각했다. 좀 더 전투적으로 홍보하지 못했다.


어제 2월 정산 메일이 왔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정산 금액이 포함된 첨부 파일이 있었다. 진심 놀랐다. 두근두근 얼마나 팔렸을까 궁금했다. 엑셀 파일을 바로 열어봤다.


19,747원. 와우! 이 돈이면 커피가 몇 잔이야! 15,000원 책을 13권 판 인세라고 치면 대단한 성과다. 두 달 동안 수고한 나에게 선물하기 충분한 금액이었다. 꼭 한 푼 두 푼 모아 노트북 사리.


매니저에게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냈다. 매니저는 10배 이상의 더 많은 정산 액을 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는 답장이 왔다. 매니저의 말 한마디에 더는 수익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금액보다 파이프라인을 시도해서 첫 수익이 났다는 사실이 의미 있었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홈런 타자도 매 타석 때마다 홈런을 칠 수 없다.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훌륭한 3할 대 타자가 된다. 파이프라인 10개를 만들어보리라. 일단 시도부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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