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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비장의 무기를 만들어라

by hohoi파파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에 끝을 보지 않고 일만 벌이거나 자주 바꾸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도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와카스 아메드 저자 [폴리 매스] 책에서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평생 일하기를 거부하라고 한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판 평범한 직장인이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만 일했다. 누구보다 이력서가 심플하다. 사회복지사 1급과 학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이 있고 아동청소년 상담심리학 석사 졸업이 마지막 학위이다. 13년 동안 지역아동센터, 다문화 센터, 교육복지사의 현장 경험이 전부다.


한 우물만 판 셈이라 다른 것은 잘할 줄 모른다. 13년 동안 사회복지사 관련 일만 했고 앞으로도 걸어야 할 길이라 믿는다. 하지만 요즘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경험을 융합하고 창조하는 일이 중요해진 시대에 살면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한계를 다재다능함으로 극복하는 [폴리 매스]가 될 수 있을까. [폴리 매스]는 서로 연관이 없는 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폴리 매스]는 적어도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세 가지 영역에서 출중하게 능력을 발휘한다는데 책대로 되려면 사회복지사의 일 말고 나머지 두 개의 우물도 찾아야 한다.


어느 날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다른 우물 중 하나였다. 사회복지사의 일에 한계를 느낄 때쯤 동료의 이야기가 목말랐다. 무턱대고 교보문고에 갔다. 하지만 어디에도 사회복지 현장 이야기에 관한 책은 없었다. 사회복지 코너에는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론 서적이 대부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그때부터 사회복지 현장 이야기가 담긴 책 쓰기의 꿈이 자랐다.


지금이야 말로 직장인 책 쓰기가 대세다. 교보문고만 가봐도 실감한다. 교사가, 청소부가, 버스 기사가 판사가, 심리 상담사가, 셀럽 같은 다양한 직업인 저자가 많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쓴 책이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전문적으로 책을 쓰는 전업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잘 먹힌다.


책 쓰기 관련 책을 읽었다. 여러 책 쓰기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이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를 질문한다. 왜 책을 쓰려하는지,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하려고 할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사회복지사의 일을 더 잘하고 싶다

학생의 위기 사례를 다루면서 한계를 경험한다. 한계는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난 경험, 사례에 의존해서는 성장할 수 없었다. 업무에 대한 정리는 물론, 오랫동안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려면 레벨 업을 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문성을 갖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실제로 석사 졸업을 해보니 학위보다 자기 이름으로 낸 책 한 권이 전문성 있다는 말을 믿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오병곤 홍승완 저자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에서 단 한 사람을 공략하라고 한다. 타깃(독자)을 정하는 일이다.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쓴 책을 읽고 도움이 된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처음 한계를 느낄 때 동료의 이야기를 찾았던 것처럼 사회복지사의 일을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정보를 주는 책이라면 단 한 사람이라도 찾지 않을까.


처음 '과연 내가 책을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막막했다. 글 쓰기 경험이라고는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면서 일지나 보고서, 사업 계획서나 제안서 작성이 전부였다. 일기도 초등학교 방학 숙제를 끝으로 쓰지 않았다. 다이어리에 쓴 글도 업무에 관한 내용이 전부다.


책 쓰기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했다. 책 쓰기에 관한 정보를 찾을 때 다음 브런치를 알게 됐다. 실제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다가 출간 제의를 받아 출간한 작가도 있었다. '브런치는 기회'라는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꾸준히 글 쓰는 공간이 필요했고 브런치가 최적화돼있었다.


'그래! 브런치를 하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2018년 7번 도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다.

출처: 다음 이미지

어느덧 책 쓰기는 내 생애 첫 번째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책 쓰기는 죽기 전에 파고 싶은 우물이다. 사회복지사의 일과 책 쓰기 우물이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지 궁금하다. 남은 우물을 찾아봐야 알겠지만 세 가지 우물을 팠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와카스 아메드를 고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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