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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ul 01. 2021

벌써 마흔이다

내년이면 마흔이다. 벌써 마흔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 인생의 반은 흘렀다고 생각하니 편안해지는 마음은커녕 조급하고 남은 반의 세월이 속절없이 지나갈 것만 같아 불안하고 두렵다. 어느덧 마흔이다.


돌이켜보면 서른을 앞둔  20대 마지막을 보낼 때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우울했다.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책임의 무게만 커져가는 세월 앞에 겁났다. 그때 역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지금은 한 가지 다른 이유로 더 슬프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이뤄낸 것이 없는 것 같아 조급하다. 사실 30대를 지나 마흔 에는 거창하지 않아도 뭔가 이룰 줄 알았다. 40대는 그동안쌓아둔 역량을 펼칠 나이라곤 하지만 그럴 역량도 기회도 있을지 막막하다.


제는 '나' 보 가족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족을 돌보는 것도 정신없다. 나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관리하는 것조차 엄두 나지 않는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바쁘다. 하루하루 집, 직장의 반복된 일상 속에서 견디고 있다.


언제쯤 책임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질까 생각했다. 막상 자유로워도 해방감을 느끼지 못하고 되레 슬퍼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세 아이를 품에서 떠나보내야는 슬픔으로 더 우울해할지도. 늙어버린 아내와 내 모습을 보고 더 깊은 슬픔에 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마흔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마지막 30대는 또 어떻게 보내야 할까.

아이들 미래를 걱정하다 불쑥 찾아온 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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