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릴레이, 명절부터 지금까지 아픈 아이들

이러다가 아내까지 아프게 생겼다

by hohoi파파

10개월 된 막내가 아프다. 흑흑 왜 아이들은 명절만 되면 아픈 것인가. 빨간 체온계는 좀처럼 녹색으로 바뀌지 않았다. 39도를 단번에 찍더니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이틀 동안 38~39도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아이가 셋이라 명이라도 아프면 안 된다는데... 아픈 것도 릴레이, 그날부터 돌아가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추석 연휴 양가 부모님을 뵙고 추석 당일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 잠자는 시간에 도착해서 바로 재울 수 있었다. 룰루랄라 이른 육퇴에 신났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TV를 봤다. 시계를 보니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이들과 놀려면 자야 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안방에 들어갔다.


아직 밤 기저귀를 떼지 못한 둘째 팬티를 살펴봤다. 엎드려서 자는 둘째를 보고 뭔지 모르게 느낌이 싸했다. 아니나 다를까 기저귀로 바꿔주기 위해 팬티를 벗겼는데 다리가 뜨끈뜨끈했다. '설마... 아프면 안 되는데' 둘째 목덜미를 만져보고 불안했다. 부랴부랴 체온계를 가져와 체온을 쟀다. 번을 다시 재고 확인했는지 모른다. '39.2' 온도를 보고 좌절했다.


연휴여! 안녕히 가세요


연휴 이틀 동안 둘째를 돌보느라 정신없었다.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고 또 닦였다. 해열제를 먹이고 해열 패치를 붙였다. 이틀 동안 해열제로 버틴 것이다. 새벽이 되면 다시 열이 올랐지만 다행히 이틀 만에 나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대로 끝날 줄 알았다.


어떻게 좁은 집에서 셋을 떨어트릴 수 있겠는가. 아픈 둘째가 셋째 앞에서 입을 가리지 않고 기침을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치대며 얼굴을 비비더니 결국 셋째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셋째를 재우려고 안아 올렸는데 목덜미가 뜨거웠다. 둘째 때보다 뜨끈뜨끈했다. 셋째가 아직 10개월밖에 안돼서 더 애탔다. 하지만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사실 고열은 병원에서도 별다른 치료제가 없다. 바로 해열제를 먹이고 해열 패치를 붙였다. 민소매를 갈아입히고 미지근한 물로 1시간을 닦았다. 그날 밤은 미열로 보냈다.


다음날 아내는 부랴부랴 병원에 다녀왔다. 기관지염이 심하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청진기를 대더니 한참을 고민했다고 한다. 숨 소리가 심상치 않다고 바로 입원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결국 하루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아내에게 연락 왔다. 집으로 간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소이는 좀 어때? 괜찮아?' 아내는 하루 종일 기운이 없다고 했다. 미열이 계속되어서 그런지 이유식과 분유를 남긴 모양이다.


금요일, 퇴근하고 '오늘 밤만 잘 버텨보자!' 셋째의 뜨끈뜨끈한 몸을 젖은 손수건으로 닦으며 이야기했다. 셋째는 흐릿한 눈으로 힘겹게 쳐다봤다. 온도계를 다시 재 보니 38.9도였다. 숨 쉬기가 힘들었는지 자꾸 엎드렸다. 젖은 손수건으로 아무리 닦아도 미동 없이 잠만 잤다. 아픈 아이를 보고 걱정되고 속상했다.

대신 아플 수만 있다면

일요일이 돼서야 드디어 셋째 열이 잡혔다. 아픈지 사흘만이다. 여전히 쌕쌕 숨 쉬는 소리가 거칠고 기침은 해도 정상 체온으로 내려가서 컨디션이 좋아졌다. 둘째부터 셋째까지 지난 나흘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제야 안심했다.


만약 다시 일요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밖에 나가지 않고 잠자코 집에 있겠다. 방심하고 말았다. 첫째가 나흘 동안 아픈 동생들을 보고 '나도 아팠으면 좋겠다' 한마디 했었다. 속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이해는 한다. 엄마 아빠가 동생들에게 붙어 병간호하는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그런데 그 말이 정말 씨가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그다음은 유호인가' 했던 입이 방정이었다.


어제저녁 첫째가 기침이 심해지더니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항상 아프기 전에 생기는 첫째의 쌍꺼풀 시그널을 무심코 넘겼다. 엊그제 첫째 눈에 쌍꺼풀이 생겼을 때 알아차리고 조심했어야 했다.

괜히 집 밖에 나와서

마지막은 엄마가 아파


이러다가 아내까지 아프게 생겼다. 어제 아이 셋 있는 지인이 '마지막은 엄마가 아파' 말하는데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가 아내만은 아니길 바란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제발.


아내가 아프기 전에 오늘 조퇴해서 첫째와 셋째를 봐야겠다. 여보~ 기다려요. 구세주가 갑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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