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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킥보드도 혼자 타겠지

by hohoi파파

막내딸이 처음으로 킥보드를 탔다. 킥보드에 타서 두 발을 가지런히 모았다. 딸 키에 맞춰 손잡이를 낮췄다. 혹여나 넘어질까 허리를 굽혀 손잡이를 꽉 잡았다. 조심스럽게 발을 굴렸다. 신기하게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재밌었는지 또 태워달란다. 태어난 지 16개월 됐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달리는 킥보드 위에서 즐긴다. 쌩쌩 달리는 킥보드에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까르르 웃었다.


첫째도 둘째도 어려서부터 킥보드를 태워줬다. 일곱 살 첫째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혼자 킥보드를 탄다. 같이 타는 것을 졸업했다. 여전히 네 살 된 둘째는 킥보드를 태워주길 바라지만 곧 졸업하겠지.


"아빠 아빠 아빠가 태워줘!"


둘째는 아직 태워달라고 아우성이다. 혼자 타다가 조금이라도 힘들면 뒤돌아 보며 "아빠 아빠" 어리광 부린다. 사실 같이 타다 보면 발이 뒤틀려 허리가 아프다. 하지만 힘들어도 괜찮다. 아들과 함께 타는 재미가 있다. 내리막길에서 쌩 내달리는 재미가 솔솔 하다. 킥보드는 아이들과 산책하기 좋은 보물 1호이다.


어쩌면 킥보드를 태워주는 것도 몇 년만 지나면 못 하겠지. 아이들이 크면 클수록 혼자 타는 것을 더 좋아할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혼자 탈 거야!" 하기 전에 부지런히 같이 타야겠다.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서글프다. 아이들이 곁을 떠나기 전에 더 안아주고 더 좋은 시간 보내고 더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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