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치지마

잠자냥의 5분 소설

by 잠자냥

"자네, '꼬리 친다'는 말 들어본 적 있나?"


"당연하지. 주로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는 걸 부정적 의미로 말할 때 하는 소리 아닌가?"


"그렇지. 근데 내 이야기 좀 들어보라고."

"뭔데?"

"내가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고 있잖아? 그 녀석들을 보다가 발견한 거야. 개란 놈은 지 주인만 보면 꼬리를 쉴 새 없이 흔들지 않나? 기분 좋고 반갑고. 하여튼 행복하면 꼬리를 친다고. 주인에게 혼나거나 자기가 잘못한 일이 없으면 꼬리를 아래로 감추는 일은 거의 없지. 요 녀석은 특히 내가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반갑다고 엄청 꼬리를 쳐대. 그런데 재밌는 게 뭔 줄 아나? 고양이란 놈은 그 꼬리를 보고 미친 듯이 반응한다는 점이야. 고양이 습성상 그렇게 뭔가 움직이고 흔들리는 걸 보면 참지를 못하거든. 마치 자신의 사냥감이나 장난감을 발견한 듯 그 흔들리는 꼬리에 집착한다고. 그래서 매일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생기곤 해. 개란 녀석은 분명 날 보고 꼬리를 쳤는데, 고양이는 자기한테 꼬리를 쳤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그냥 그 꼬리에 반응해서 개를 덥석 안거나 덮치고는 하거든. 그럼 개는 영문도 모르고 번번이 뒤에서 공격당하는 거야."


"개가 불쌍하네?"


"그래서 내가 참다못해 늘 이런다네, 꼬리 치지 마!"

이전 02화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