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세 가지 방법

잠자냥의 5분 소설

by 잠자냥

늦은 저녁이었다. 폴은 산책을 나왔다. 이른 봄이었고 밖은 기분 좋은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커피가 생각나는 그런 날씨였다. 폴은 집 근처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거리로 나와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걷고 있자니 또 한 잔의 커피가 생각났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카페인으로 잠을 못 이룰까 걱정할 틈도 없이 폴은 어느덧 또 다른 카페에 들어서 있었다.


“에스프레소 콘파냐 한 잔 주세요.”
그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러면서도 강한 한 잔을 원했다.

잠시 후

“에스프레소 콘파냐 나왔습니다.”

폴은 커피를 받으러 카운터로 갔다.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것은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였다.

“저는 에스프레소 콘파냐를 시켰는데요. 이건 마끼아또인데….”

“네? 이게 에스프레소 콘파냐입니다….”

“아니에요. 에스프레소 콘파냐는 생크림이 올라가는 건데….”

"콘파냐가 이건데…… 네, 손님 생크림이 올라간 것 말씀이시죠? "

폴은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에스프레소 위에 살며시 놓인 우유 거품. 이것은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였다! 콘파냐가 아닌!

“다시 만들어드릴게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그냥 마실까 싶었지만 폴은 그냥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며 폴은 우울하게 창 밖을 바라보았다.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에스프레소 콘파냐…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에스프레소 콘파냐…


그냥인 것과 우유 거품인 것과 생크림인 것.


사실 중요한 건 커피 위에 무엇이 올라갔느냐가 아니었다.


‘내가 틀린 게 아니라고. 내가 틀린 게 아니라고….’


폴은 이미 쓴 커피를 한 잔 가득 마신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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