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예쁘다 - 첫 번째 이야기

잠자냥의 5분 소설

by 잠자냥

제 아내는 예쁩니다. 제가 아내를 사랑해서 예쁘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정말 객관적으로도 예쁘다는 말입니다. 제 주변 사람들은 아내를 보면 하나같이 다들 예쁘다고 칭찬합니다. 그러니까.... 제 아내는 흔히 말하는 미인인 셈이죠. 예쁜 아내를 둬서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 겁니다. 그게 언제나 좋지만은 않다는 걸요. 저처럼 미인을 아내로 둔 사람들은 제 심정을 조금은 알 겁니다. 피곤한 일이 은근히 더 많다는 걸 말이죠. 물론 예쁘니까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여러 가지로 좋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피곤하고 싫은 건 제가 버젓이 아내와 함께 있어도 지나가는 놈들이 아내를 넋 놓고 바라볼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우쭐하지 않냐고요? 뭐 물론 그럴 때도 있지요. 하지만 네깟 놈이 어떻게 이런 여자를? 하는 시선으로 아내와 저를 번갈아 보면 또 그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답니다. 인간이란 참 우스운 존재라 그런 미인을 아내로 뒀다고 부러워하는 시선을 즐기면서도 네깟 놈이 어떻게? 하는 시선을 또 한편으로는 자존심 상해하는 것이죠.... 아무튼 그런 놈들은 제가 아내 곁에 있어도 상관없지만 지들 옆에 지 아내나 여자 친구가 있어도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흘깃흘깃 쳐다보는 것은 양반이죠. 아예 어떤 놈은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지 않겠습니까! 아, 참나 한심한 놈들....


그런데 제가 함께 없을 때, 그러니까 아내가 혼자 외출할 때면 조금 더 심각한 일이 생기곤 합니다. 아내는 제게 일일이 말을 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문득 자기도 모르게 이야기가 튀어나올 때가 있지요. 길에서 어떤 놈이 따라와서 차나 한 잔, 이라거나 전화번호를 묻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던 것이죠. 그럴 때면 아내는 거절하느라 꽤 애를 먹은 것 같더라고요.


물론 제 아내가 그렇다고 뭐랄까 그런 일에 우쭐댄다거나 남자들의 시선을 즐긴다거나 하는 부류의 여자는 절대 아닙니다. 네,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지금까지 살면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이런 일들로 너무나 피곤한 일을 많이 겪어왔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제 아내는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을 잘 쳐다보지 않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있는 쪽은 쳐다도 안 본답니다. 뭐랄까요, 보이지 않는 두꺼운 벽을 온몸에 치고 다니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 해도, 아내가 아무리 그렇게 차갑게 막을 두르고 길을 걷는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종종 생깁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면 제가 무척 신경 쓸 테니까 아내는 일일이 말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거죠.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런 일은 꽤나 잦을 겁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도 벌써 몇 번째인지…. 에휴. 아내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조차 무색할 정도이지요.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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