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

by Letter B






hold on a second



곧 비가 쏟아질 것처럼 어둑한 날씨예요.

흔들리는 꽃들, 물 웅덩이로 빗방울이 떨어지네요.

버드나무의 잎은 바람을 맞으면 언제나 사람의 머리칼처럼 무섭죠. 그 한가운데 서 있어요. 사냥을 배운 적이 있어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죠. 목표물을 정하지 않아요. 지켜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우울한 날이었어요. 빗방울은 기약도 없이 꽃잎 위로 내려앉아요. 꽃잎이 떨어지려 하고 있어요. 비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죠. 허리를 숙여 들고 있던 우산으로 비를 막아섭니다.


비가 오면 식물은 대개 흐드러져 내리는데,

그중에도 뿌리가 땅에 단단히 박혀 대공이 잘은 들꽃은 생기 있게 피어납니다. 화단 옆으로 쪼그려 앉아 떨어지는 빗방울을 머금은 들꽃을 한참이나 바라보아요. 흔들림이 없죠.


식물들은 대게 두 가지 반응이에요. 그리고 나는 들꽃을 바라보고 있죠. 스러짐이라곤 영영 모를 것 같은 생명력을 품은 녀석을 말이에요. 이제 집으로 가야 해요. 비가 세차게 내리지만 우산을 거두어야 할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빗방울은 멈추지 않고 우산 위로 떨어집니다.

우산을 손으로 툭툭 건드리고는 빗물이 고인 웅덩이로 세차게 뛰어듭니다. 큰 파동이 이네요. 빗방울로 흐드러진 식물은 아마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날씨는 곧 괜찮아질 거라고 일기 예보에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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