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함께였다.
그것은 세간에 떠도는 말처럼 무시한다고 간단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의식해서도 의식하지 않아도 손해를 보는 일이니 인지하고 있는 편이 수월했다.
그러니까 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백지 위로 반듯하게 선을 긋는 일을 번복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그러한 것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공을 들여 긋다가는 이내 싫증이 나면 반나절은 쉬었다.
아마도 그것이 그들의 비위를 꽤 거스르게 한 모양이다.
추격하는 일이 재미있으신 가요?
관찰을 담당하는 이는 시시한 듯 되물었다.
무엇을 좇는다는 거죠?
마땅히 제 자리를 찾도록 돕는 일을 말하는 건가요?
그의 뒤로는 책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걔 중에는 몇 번인가 꺼내어 뒤적여 본 책들도 섞여 있었다.
나는 모르는 것들에 대하여 한 걸음 물러서기로 했다.
질문을 품기에 둔해진 까닭도 있었다.
어느새 번듯하게 선이 그어진 백지가 서랍장 한 켠의 반을 메우고 있었다.
움켜 쥔 질문들은 무엇을 향하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창을 투과하는 따스한 볕을 찾아 몸을 뉘인다.
유치한 대사가 난무하는 낡은 코믹 북을 손에 쥐고 말이다.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나는 마지막으로 질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