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가 낯익다.
이름을 기억해 내기 위해 찬찬히 들여다본다.
어제는 날씨 덕택에 조금 지쳤다고 한다.
손을 드리워 그림자를 세우고는 눈을 마주한다.
생기가 도는 듯하다.
질문은 주로 나의 몫이다.
그들이 날 곳을 안 뒤부터 그런 것처럼 그들에겐 이렇다 할 의문이란 것이 없다.
투정도 몸부림도 없다. 부끄러움도 없다. 나는 그러한 것을 안다는 듯이 대화를 이어간다.
생각해 보니 좁은 틈 사이를 기척도 없이 비집는다. 비집는다고 해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산다. 아니 그런가. 쓰면서도 어딘가 설다. 오며 가며 사람들이 시선을 던지지만 그마저도 일관된 표정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쉬운 것 같아.
배시시 웃는 꼴을 보니 이번에도 답을 구하기는 어렵다.
여름이 낯익다. 인위적이기까지 하다.
볕을 피하는 법을 익히지도 못한 채 따가운 햇살을 맞이한다.
마시던 물을 나누어 목을 축인다.
사람을 함부로 취급해.
웃기지 않아? 이렇게 버젓이 눈을 뜨고 있는데도 말이지. 어제는 돌덩이로 맞는 기분이었어.
휘청이는 몸이 바스락거리는 종잇장 같았다니까. 난 이렇게 말짱한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아.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어쩐지 귀찮아졌어.
그 얼굴이다. 뜨거운 볕에도 불평하나 없다.
답이 없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축한다. 나는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그 얼굴이 그렇다. 작은 불평 하나 허락하지 않는다.
나는 이내 치부라도 들킨 양 벌떡 일어서 걸음을 옮긴다.
그 얼굴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