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이것은 어쩌면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글을 적고 있다.

이전보다 세련된 어휘에 대한 집착이 잦아졌고, 시끄러운 구성에 대해 신경쓰기 시작했다.

피곤하다는 사유로 중견 작가나 가질만한 아집도 전혀 걸러내지 않고 있다.

배출해내어야 할 이야기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나는 최근 이런 부분에서 화가나기 시작했다.

역시 어딘가에서 허기가 진다.

그리곤 이내 고꾸라진다.

즐겨읽던 이들의 글이 유치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고작 글을 하루에 하나씩 완성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조금 우습다.

매일 화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다.

모호해진 경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다시금 나를 원초적인 질문 앞에 세운다.

나는 그 수많은 사유를 달고도 정의했던 것들이 무용지물이될 때 무너진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간장 게장의 설움을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온 몸이 시큰거린다. 나는 그런 야들야들한 사람이 아닌데.

그럴 땐 간장 게장을 먹어 보라고.

권유받은 셈이다.

인생에 넌센스를 빼고 말이 되는 것이 있나.

                                                          

- 자, 이제 말씀해 보세요.

  누가 그들을 풀어 놓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