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같은 좌석을 골랐다.
버스 안의 정경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일상은 어느 사이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니까 감염병이랄까.
분위기란 것이 그랬다.
센서등처럼 분주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여느 때와 같이 나는 창가를 바라본다.
한 사람이 지나가고, 또 한 사람이 지나간다.
스치는 이마다 나를 보고 손가락질 하네.
얼굴도 이름도 나는 모른다네.
지킬 것을 지킨다네.
무릇 나의 것이라네.
나의 것이라네.
세상이 변해가는데
뒤쳐진 자, 그대 누구인가.
지킬 것을 지킨다네.
모두 나의 것이라네.
나의 것이라네.
맨 앞 좌석을 지키던 이들은 더이상 조심하지 않는다.
나는 비워놓기라도 하지.
나는 새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 전에 다니던 놈은?
- 머리에 칼이 박힌 줄도 모르고 걸어 다니던 걸요.
- 대체자는?
며칠 뒤 새로운 직원이 왔다.
긴 생머리에 다소 싹싹한 성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