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솜씨가 좀 서툽니다.
그것은 확실한 흠이다.
실제로 없는 일을 사실처럼 꾸며 허구로 구성 짓고 엉성한 플롯을 짜서 하얀 바탕 위에 내보이는 일이란 실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입장에서 여간 낯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을 서성인다.
종종걸음으로 서성인다.
용무 없는 격분과 흥분이 소용돌이친다.
자리에 앉는 것은 길을 잃는 것과 같은 고통이다.
나는 서툰 글솜씨를 뽐내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근래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아졌다.
하필이면 하고 싶은 이야기 거리도 사라졌다.
그것은 내심 부끄러운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었다.
하얀 바탕이 꺼졌다 켜지길 두 어번 반복했다.
나는 더듬어 이야기를 서술하다 아무래도 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련됨이란 무엇일까.
어딘가 세련됨이 모자란 것만 같다.
글을 몇 번 휘적이다가 언젠가 곁에 두었던 책의 머릿말에 앉는다.
휘적휘적 -
누군가 규칙을 어기고 있다.
나는 종종 걸음으로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