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노래

볕 좋은 뒤틀린 일상

by Letter B




안녕하세요, 어쨌든 노래. 드디어 대망하던 10번째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무척 긴장되고, 떨리고 뭐 이런 게 있었던 거 같아요. 이게 '브런치'라는 플랫폼 때문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오랜 기간 일을 쉬면서 좀 염원해왔던 일들을 해보는 거 같아서 그런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뭔가 어디다 공개하지 못하고 담아놓았던 글들을 정식으로 어딘가에 승인을 받고, 또 그런 이야기들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다 보니 블로그와 형식이 비슷함에도 무언가 대단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자의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승인'이라는 단어와 '정식 활동'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드디어 10번째 시간을 맞이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아우 내 주제에 10번 정도면 아는 곡 정성을 다해 다 소개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딱 10회 깔끔하게 엑기스만 모아서 열 곡 정도 소개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진행을 하다 보니 실상 좋아하는 곡이 고르라고 하니 몇 곡이 없는 거예요. 그런 거죠. 그냥 대충 듣는 음악 웬만하면 다 괜찮은데?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거죠. 그래서 소개할만한 곡을 찾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처음 의도와 다르게 자꾸만 주제를 찾아 선곡을 하게 되고, '또 그런 포맷이 좀 더 읽는 사람이 편하겠다, 왜 기획 의도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포문을 엽니다.


가을볕이 유난히 따가와요.


볕 좋은 곳에서 이불을 널어놓고는 햇살을 한가득 품고도 공허한 하루를 떠올립니다.

(백수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볕 좋은 뒤틀린 일상'이라고 정해보았습니다.





블랙커피 - 선우 정아 (feat. 우원재)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선우 정아님의 신곡 '블랙커피'입니다. 사실 곡이 나온 지 글을 쓰는 시점으로 3일밖에 안돼서 지금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어보고는 쓰고 있어요. 멍 때리고 햇살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다가 우연히 귀에 닿은 곡이거든요.


블랙 코미디 한 편을 구경하듯 좀 재밌더라고요. 리듬이 재미있는 줄 알았는데, 자꾸 들으니까 어려운 리듬처럼 들리는 사운드가 재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향긋한 커피 내음을 입에 배어 물고도 볕을 바라보며 공허함을 느끼는 거죠. 잔이 끝나갈 즈음에 느끼는 차고 쓴 잔여 감만 입에 감도는 것처럼 뭔가 인생에서 꼭 필요한데, 어쩐지 의미 없어지는 '삶이란 뭘까'라는 원초적인 질문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저도 모르게 몸이 박자에 맞춰 둠칫 - 둠칫 - 리듬감을 타게 되는 거죠.


이제야 볕이 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black coffee 한 잔 손에 쥔
도시의 좀비
쓰고 검은 커피는 이리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쓰고 검은 내 밤은 오늘도 좀처럼
넘어가질 않고 버티네
black coffee
살기 위해 마시나 삶을 갈아 마시나



선우 정아라고 하면 일단 좀 무거워요. 가수의 이름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연히 스치는 곡들이 뭔가 전문적이고 이름이 낯선데 목소리가 좀 프로페셔널하다 보니까 처음 접하게 되면 '어 이 분 또 뭔가 EBS 공감 같은데 나오시는 재즈 보컬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기 쉽더라고요.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처음 이미지에 비해 곡은 상당히 편하고 대중적이라는 겁니다. 생각보다 리듬감 있고 가사가 재미있는 곡들이 많아서 저처럼 첫 이미지에만 얽매여서 다른 곡을 접하시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까 봐 좀 남겨보아요. 어려운 곡만 잔뜩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점. 혹시 처음 선우 정아라는 이름을 알게 되시는 분들은 '블랙커피'라는 곡을 통해서 먼저 친숙해지셔도 좋을 것 같아요.


조금 어렵지만 생각보다 편안한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산책을 하다 문득 든 생각인데, 노을이 참 아름답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제도 그렇거든요. 또 떠올려 보면 언젠가의 음악이 배어있던 하늘도 그래요. 저는 어떻게 해도 매일 교차로 앞에 서면 노을 지는 하늘이 새롭거든요. 하루하루 내뿜는 공기도 달라요. 사람들의 반응도 사실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르거든요.


매 순간의 일상이 새로울 순 없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 또 평범하게 일상을 맞이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 - 장기하




다음 곡은 장기하 '다'입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기억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을 초창기부터 즐겨 들으셨던 분들은 한참이나 저와 같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을 찾지 않으셨을지도 몰라요. 그들의 뭔가.. 세상을 비웃는듯한 풍자, 혹은 관조적 태도를 즐기셨던 분들은 점차 대중성이 짙어지는 그들의 곡들을 마주하면서 '장기하도 이제 한 물 갔네'하고는 플레이리스트에서 그들의 곡을 제외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좀 그랬어요.


그러다 이번에 새 앨범이 나와서 그냥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를 해봤습니다. 이번 곡을 왜 추가했냐면 혹시 장기하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다면 '어? 그래도 아직 장기하 건재한데?' 하는 것을 그들을 기다리셨을 분들에게 좀 같이 공유해보고자 시도를 해봤습니다.


서울대를 나온 청년이라는데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서 튀어나왔는지, 자취 경력 N차도 노래를 듣다가 500원은 기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곡을 들고 미디어를 장악했잖아요. 곡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찌나 찌질한지 듣다가 '오 마이 갓'을 외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아마 '서울대'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가사가 하도 궁상이라 이렇게까지 뜰 수 있었을지 좀 의문이 들 정도로, '저렇게까지 치부를 드러내도 되는 거야?'라고 생각한 적도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그가 지식인에 꽤 괜찮은 학교를 나왔다는 뒷배경이 그를 관조적인 인물로 완성해주면서 그의 음악이 찌질한 청춘을 너머 세상을 내려다보며 풍자를 읊조리는 음악을 잘하는 친구라는 KTX를 깔아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그가 사랑을 하면서 사랑 노래를 읊조리는데 이 역시 궁상스럽지 않을 수가 없어요. 왜냐면 준수한 서울대 청년에서 사랑에 실패한 늙다리로 이미지가 추락했는데, 하필이면 지질히 궁상인 거예요. 싸구려 커피를 즐기는 노총각이 심지어 차이기까지 했는데 충격으로 자신의 앨범에 푸념이나 늘어놓는 거죠.


'장기하는 갔네, 갔어'


사실 저와 같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에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으셨던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러다 우연히 이번에 발견한 '다'라는 음악을 들으면서 '뭐, 그래도 사람이 한 번은 그럴 수 있지'라고 여겨지는 거죠.



삼사월 아침저녁처럼 쌀쌀한 마음으로 바라보네
계절이 바뀌어도 바람이 불어 가도
나뭇잎이 떨어져도
사람이 머무르다가 떠나가려 할 때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냥 나만 하루 종일 나만
나의 마음만 바라보다 나는
나의 곁에 있던 마음들을 죄다
다 -



푸념이나 늘어놓던 노총각이 다시금 멀리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관조적인 태도는 좀 더 노련해졌어요. 조금은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관조 아닐까 하던 미적지근한 의문마저 '이 정도면 된 거 아니야?' 하게 만드는 거죠. 뭐 앨범으로 가늠하는 그들의 스토리 텔링을 놓고 보았을 때 사랑에 실패한 노총각이 거기서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성숙하게 대중에게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음악을 즐겨 들어온 팬들에게는 희소식일 테니까요. 게다가 더욱 깊어진 색과 관조적인 눈빛을 들고 말이죠.


이 곡은 도심의 한가운데서 가을볕을 느끼시며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서른을 넘어서면서 사실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었거든요. 뭔가 모든 관계 혹은 사회 생활에서도 그 실마리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제 마음에만 집중했거든요. 좀 더 잘 풀어가고 싶다는 욕심에.


'나의 마음만 바라보다 나는'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솔직하려고 노력하기 위해 마음들에 집중했던 시간들 대신 상황과 사람에 좀 더 집중해서 실마리를 풀어갔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에요. 뭔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곡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모두 놓쳐버리기 전에 말이죠.




오해 금지 - 민수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민수 '오해 금지'란 곡입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데요,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민수라는 이름의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자유분방하고 재치 있는 포스팅들을 구경하다 보니 '음 이 사람 누구인지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어요.


이름은 꽤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신인 밴드가 범람하다 보니까 좀 그들만의 세계가 너무 강하게도 느껴지고 '가까이 다가서기엔 너무 먼 당신'이란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류 쪽은 조금 듣다 '너무 실험 정신이 강하다'는 느낌이 강해서 스킵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 곡은 좀 소개해드려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들고 왔습니다.


곡의 앨범 커버 때문인지 도입부를 들을 때부터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듭니다. 멜로디 자체가 간결하고 박자도 좀 재미있어요. 툭툭 내뱉는 독백은 지금 듣고 있는 것이 노래인지, 흡사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곡을 듣고 있으면 갑자기 일상이라는 흔한 풍경이 뮤지컬의 한 장면으로 둔갑하는 거죠. 각자의 춤을 간직한 채 움직이는 오르골처럼 스치는 모든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좀 비약이 있을 수 있는데요, 가끔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곡들을 만나게 되면 아주 평범한 일상이 풍경에 다양한 스토리 텔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마치 마법사라도 된 듯이 스치는 커플 한 쌍을 보면서 흐뭇한 주문을 외우는 거죠. '사랑아, 이루어져라'처럼.




고장 나 버린 마음 고치러 나가는데
나는 신발도 신고 있지 않았어
엄청나게 부서진 모래 하나하나
다 밟고 있어야만 했어
아 난 말야 오늘
둘이서도 좋았고 셋이서도 좋았어
지금은 나 혼자 남아 버렸지만
자는 모습도 좋고 취한 모습도 좋았어




이제 막 두근 거림이 시작될까 하는 그 설레임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하게 투정 부리는 듯한 말투와 상큼한 목소리로 전하는 설레이는 순간들은 듣는 이마저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도록 만들거든요.

'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하고 말입니다.


사랑이 이제 막 시작되는 설레임의 순간을 맞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저와 같은 마법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살포시 올려봅니다.




살 - 10cm




네,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10cm'살'이라는 곡입니다.

10cm 하면 아마 아직까지도 '아메리카노'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대중적으로 인지도도 높고 잘 알려진 곡인데 저는 이 밴드를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다면 1번째, 2번째 앨범을 좀 들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좀 오래전에 발매된 앨범이긴 하지만, 지금 들어도 꽤 뼈 때리는 곡이 많다 보니 추천을 좀 드리고 싶네요.


저는 이 곡을 소개해드리기 전에 '살'이라는 단어를 잠시 찾아봤어요. '살'이라는 단어가 어째 꼭 좋은 의미로 쓰이는 건 아니잖아요. '지방' 혹은 '뭔가 인생에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액운'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먼저 해석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곡의 가사를 곰곰이 들여다보니 '살'이라는 원초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살살살 살살살살 흐르네
창문가에 부드러운 햇살이
살살살살 살살살살 거리네
그대와의 꿈결 같은 속삭임이 오늘 아침
새하얗게 밤이 녹아버렸나
눈부시게 밝은 빛이 쌓이네
살살살살 살살살살 부르네





살살 -

은근히 -

스을쩍 -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구태여 의성어를 써야만 하는 그런 순간들.


pxfuel.com (2).jpg

* 출처 : pxfuel.com



잔잔하게 일렁이는 해안가로 따가운 볕을 받으며 살포시 발을 담그는 거죠. 찰랑 - 찰랑 - 와닿는 물결이 어쩐지 포근한 거예요. 미적지근한 온도로 발끝을 훑고는 이내 사라지면 뜨거운 볕이 그 위를 금방 뒤따라 덮는 거죠. 그렇게 볕 속에 잠시 몸을 내어놓고 온전히 주변을 감싸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겁니다.


쓰다 보니 뭔가 최면술에 쓰이는 문장들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ㅋㅋㅋ


이 곡의 느낌을 소개하자면 그런 곡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뭔가 살살 - 거리는 순간들에 대한 끈적한 묘사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처음엔 '가사가 도통 도무지 무슨 곡인지 모르겠다'하고 들으실 수도 있는데 한참이나 듣다 보면 꽤 아름다운 순간들이 언뜻언뜻 스치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 혹시 모르셨던 분들은 어느덧 절반이나 보내버린 가을을 소개해드린 '살'이라는 곡과 함께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아직 낭만으로 살아가는 것 맞잖아요?



음.



why so hard? - 김해원




마지막 곡입니다. 이 곡은 사실 전 아직도 좀 생소한데요, 그래도 꼭 꾸역꾸역 소개해드리고자 들고 왔어요.

김해원 님의 why so hard?라는 곡입니다. 너무 생소하신 분이라 지금도 곡 소개하기 전에 좀 찾아보고 왔어요. 영화음악을 만드시면서, 곡도 쓰시고 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곡 자체가 굉장히 한 편의 모노드라마처럼 다가와요. 그냥 이 곡을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에 넣어도 전혀 무리가 없이 한 씬이 완성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곡입니다.




Listen to my heart, and my sorrow
They say, “Why is it so hard?”
Listen to my brother, and my lover
They keep trying, trying so hard

Father, could you tell me?
Why, why is it so hard?
Mother, I want to love you so much
But it's why, why so hard?



가사가 꽤 종교적인 성향을 띄어요. 저는 서른의 후반을 넘기면서도 특별히 종교에 의지해 본 적 없이 지내온 터라 사실 Father와 같은 종교적인 언어를 들으면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와요. 마치 다른 나라에 여행 온 것처럼 이색적이라고 할까요?


이 곡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한 혼란을 겪고 있을 때에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아주 뜨거운 뙤약볕을 맞으며 거리를 걷고 있는데 이 곡이 흘러나오는 거예요. 흡사 끊임없이 인내해 온 한 그리스도가 아주 담담히 고해성사를 하듯 노래를 이어갑니다. 그 목소리에는 아주 고된 인내의 시간들이 배어 있어요. 그 물음에는 처음 듣는 이도 알아챌 만큼의 절실함이 묻어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에 흥미는 있지만 귀속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곡에 종교적인 성향을 띠는 것을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대적 배경이 있는 뉴에이지 같은 곡들도 너무 종교적 성향이 심하게 묻어나면 일단 피하고 보거든요. 특별한 사유 없이 무리해서 어필을 한다는 것에는 개개인의 목적이 있겠지만 그게 꼭 좋아 보이게 다가오지는 않더라고요. 뭐 일단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곡들을 많이 배제하고, 그나마 대중성을 띄거나 혹은 메시지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해왔어요. 그런데 이 곡은 대놓고 고해성사를 하고 있음에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더라고요.


뜨거운 뙤약볕을 몇 번이나 거닐었어요. 그냥 무작정 걸음을 떼고 거리를 걷는데 언제 추가했는지도 모르는 이 곡이 흘러나오는 거예요. 가만히 들으며 걸음을 옮기는데, 돌연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왜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별 것도 없는데 매번 힘들어야 하는 것일까. 모두가 마음에 품고 있는 이 질문에 왜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는 것일까. 이런 원초적인 질문에 닿는 거죠.


이런저런 사유를 달고서도 꼭 전해지는 마음이란 것들이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곡을 추가한 지 어언 4년이 지났는데, 이 곡은 여전히 리스트에 추가되어 있어요.

사실 그때 이후로 더욱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데, 사람이란 게 억세 져서(?) 더 이상 찾아 듣지는 않고 있지만, 또 지우지도 못하겠더라고요. 뒤틀린 일상이란 건 언제, 어디에서 닥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언젠가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지평선 위에 홀로 서 계시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이 있다면 우연히라도 이 곡을 꼭 만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포스팅을 마쳐봅니다.






드디어 10번째 시간을 마무리합니다.


처음엔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어서 그런지,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데 3시간도 안 걸렸던 것 같아요. 뭘 계산하고 쓴 건 아닌데, 할 말이 많았던 건지 겁이 없었던 건지 그저 그렇게 술술 쓰이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하루 종일을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좀 뿌듯한 점을 최근에 발견한 것이 있다면 며칠 전 맨 처음 작성한 페이지를 우연히 살펴보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어떻게 이런 걸 올려놓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게다가 흡사 일기장과 같이 볼품이 없더라고요. 당시에는 '좋아요' 수가 있는 것을 보고 (어쩐지 10개에서 2개로 변경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저 '신기하다'정도로만 여겼거든요.


'뭐지?'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그래도 점차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야기가 풍성해졌다는 점이더라고요. 워낙 수정 없이 탈탈 털어 쓰는 글이다 보니 이래저래 마음 한켠엔 스스로 자포자기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쓸 때만 열심히 쓰고, 다시 둘러볼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덧 꽤 많이 왔고, 또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무척 큰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에서 '역시 쓰길 잘했어'라는 확신만으로도 말입니다.


모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선곡을 하시는데 도움을 받아 즐거운 일상을 만드는데 보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짝짝짝 (자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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