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안녕하세요, 어쨌든 노래 12번째 시간을 준비해보는 안지민입니다.
우울한 일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숫자가 예쁜 한 해를 지나고 있어요.
저는 살면서 어른이라는 단어가 항상 부담스러웠지만, 어른이 된다는 사실을 무척 즐겁게 여겼거든요.
삶의 많은 지식은 없어도 삶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또 배워가는 시간들이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사실 어른이란게 스무살 정도만 되어도 뭔가 달라보이고 그래서 쉬이 붙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더 나이를 먹어도 자신이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가 않아요.
그게 아마 '어른'이라는 단어가 부여하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건 언제, 어느 때, 어떤 상황이라도 소중한 것들인 것 같아요.
설령 그것이 정답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깨달은 모든 것들은 인생을 지나다보면 꽤 값어치가 있는 것이죠.
저는 살면서 딱히 정답에 가까운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나보면 생각보다 비열했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았는데
그러한 시간들이 서른을 넘으면서 꽤 값진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가령 그 당시에는 하찮고, 볼품없는 생각들이라 이제는 모두 삭제되어 흔적 조차 찾기 힘든 기억들이지만
우연히 아주 작은 낱말이라도 만나게 되면 설사 개똥 철학이라도 열심히 살아온 지난 날에 대한
삶에 보상이 될 만한 삶의 근사한 단서를 주기도 한다는 거죠.
역시 정답이 아니라도 말입니다.
삶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정답을 가지고 있는 삶이 있다면, 그건 아마 저는 꿈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저는 집을 나설 때 조금은 틀린 길로 모르는 길로 들어서는 것을 즐기거든요.
딱히 모험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낯선 것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별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설령 후회로 가득찬 하루를 보낼 지라도 우리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감정들을 듬뿍 얻게될 수도 있거든요. 아주 부정적인 감정들일뿐일지라도 분명 값어치가 있을 거라고 여겨져요.
인생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그럴듯한 답을 주는 선구자를 만나기 어렵거든요.
그런 것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여겨져요. 그럴 때 우리가 내던졌던 낯선 것들로 부터 얻은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사고들이 분명 또 다른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뭐 가끔은 이런 말들이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씁쓸한 현실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혼잣말 - 최유리
오늘 소개할 첫 번째 곡은 사실 이번에 처음 알게된 뮤지션인데요, 최유리님의 혼잣말이라는 곡입니다.
요즘 회고의 시간들이 잦다보니 저 역시 하릴 없이 혼잣말을 하는 시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대다수의 시간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꼬리의 꼬리를 물듯 의미없는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내리며 보내지고 있는데요, 뭐 그러다보면 더러 혼잣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분개하기도 하고 그런 저 자신에 대해 반성하기도 하고 이런 시간들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데 이런 시간들이 생각만큼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생각만하며 보내는 시간들에 비하여 자꾸 말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생각만으로 잡아내지 못한 또 다른 생각들을 발견하기도 하거든요. 그게 설령 조금 부끄러운 민낯일지라도 저는 앞으로도 시간이 생긴다면 조금은 혼잣말을 즐기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담아두기만 하는 것보다 때로는 입 밖으로 소리내어 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기도 하거든요.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사람마다 차이 있다고 보입니다만.
이런 오늘 같은 날을 벗어나 꿈만 같은 일들로만
내 주위를 가득 채우겠다는 혼잣말을 해
뭐 하나 보이질 않아 이렇게 홀로 남겨져
투정 가득 혼잣말을 해
before sunrise 내가 찾아 헤맸던 그날의 난
가식 없던 그대로 날 바라보았나
가득한 빛으로 물들어졌던 그 사람들
우린 어떤 그대로 머물러지겠나
음 일단 스트링 소리가 곡의 전체 배경을 두고 있어요. 담담하고 차분하죠. 그런 가운데 한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합니다. 이런 곡들을 만나게 되면 꼭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저는 가사를 보면서 음 '나는 아마 이런 부류는 절대로 될 수 없나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두고 많은 분들이 몽상가라는 표현을 해주시곤 하는데, 정말 지나칠 정도로 현실을 살아가는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현실주의자라는 것이 현실만 바라본다기 보다 '편견이 없다'라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빛으로 물드는 사람들'이라는 가사도 사실은 마주하는 순간 좀 짜증이 서릴 정도로 지난 시간동안 저를 귀찮게 하는 문장이었거든요. 사실 누군가의 인생이 가까이에서 들여다볼수록 설령 그 삶이 빛났다고 할 지언정 장본인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래서 음.. 저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만나면 누구나 인생에 그런 순간쯤은 존재하지 않는가?를 되묻는 부류다보니 이게 쉬이 이야기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좀 어려워지게 되더라고요.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노래를 듣다나면 조금 저를 귀찮게 하는 모든 문장들을 넘겨버리고 '역시 그렇지'하고 응수하게 되는 곡인 것 같아 들고와봤습니다. 혼자 지치고 힘든 날에 혼잣말을 하는 내모습이 조금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위로가 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로워 - 김사월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김사월 님의 외로워라는 곡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혼잣말이라는 곡이 홀로 우울한 감정들을 되짚어 보며 향유하는 시간이 었다면, 이 곡은 '너무햇'이라고 외치며 조금은 친구에게 투정부리듯 자신에게 너그러워져도 좋은 시간을 맞이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곡의 리듬이 상당히 경쾌해요. 또 가수의 목소리가 가진 톤이 무척 산뜻합니다. 평범한 듯 한데 그렇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목소리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쉽게 눈에 띄진 않지만,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 굳이 이름을 한번 쯤은 보게 되는 그런 목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노래 있잖아요. 가수 이름은 잘 기억을 못해도 그 가수의 곡 하나쯤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나는 외로워 애써 좋은 사람을 찾고
매번 좋은 면들을 찾네 어쩔 수 없나
가사가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처절하게 공감이 가서 좀 찌질해지기까지 하죠. 그런데 곡이 가지고 있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 덕분인지 설사 상황이 좀 그렇더라도 뭐 이번 만큼은 발걸음을 가볍게 움직이며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그럴 수도 있지 않나. (뻔뻔)
잠들지 않으며 잠이 들고
웃지도 않으면서 웃으며
무엇을 그리워하는지도 잘 모른 채
새벽을 보내네
그런데 마냥 웃을 수 많은 없는 것이 이것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반복하는 의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직 어른이라기엔 좀 여물지를 못한 거 같아요. 많은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하죠. 실수 투성이인 날들이 그렇지 못한 날들보다 훨씬 많은데, 그래서 '전문적'이라는 말이 참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단어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홀로 추측해보았을 떄 이런 의문들이 가정을 꾸리고, 좀 더 나이를 먹는다고 사라지게 될 지 잘 모르겠어요.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런 감정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삶에 있어 우리가 진보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이런 생각을 부끄럽지 않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바램말이죠. 사실 제 나이때만해도 이런 생각들을 꺼내는게 아주 부끄럽진 않거든요. 그게 뭐 설령 아주 어려운 자리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단어에요. 하지만 이런 단어 자체가 누군가들에게 여전히 버젓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꺼내어지는것이 쑥쓰럽지 않은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꾸 감정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무중력 - lofi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입니다. lofi의 무중력입니다.
로우 파이하면 저는 이름이 좀 신기해서 찾아 듣게 된 뮤지션인데요, 아주 제 취향은 아니지만 뭔가 아주 세련되고 유니크한 장소에서는 반드시 한 번 즈음은 만나게 되는 곡인 것 같습니다. 세련되고 편안하죠. 그래서 좀 기분을 풀고 싶을 때 워밍업처럼 찾게되는 그런 뮤지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곡을 선곡하면서는 사실 로우파이의 곡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좀 더 그루브하고 좀 더 대중적입니다. 게다가 보컬도 피쳐링으로 참여를 해서 그런지 굳이 로우파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로우파이의 곡인지 모르고 계속 그냥 지나갔을 법한 곡이 거든요. 그래서 한번 들고와봤습니다. 별로 정은 안들었는데 그냥 '신기하니까 이런 건 소개해줘야지'뭐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나도 몰라 언제부턴 이랬어
좀 먹어 가는 마음들도 난
피곤해 취하면 잠이 올까
쉴 새 없이 하루를 혹사해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밤이 떠오릅니다. 달빛이 희미하게 비추는데 딱히 기분이 좋은 것 같지 않아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마음을 그대로 안고 크게 한 숨을 쉬며 마음을 달래봅니다. 그런데 변명같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여기서 방향이 틀어집니다. 묵직하게 내려앉는 피아노 선율과 기타의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은 쓰고 짙은 맥주 한 잔이 떠오르게 되네요. 가사에 귀를 굳이 기울이지 않아도 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술 한잔 정도는 기울일 수 있는 거죠.
가사는 조금 늦게 눈치채도 설령 조금 생각했던 것과 다르더라도 기분 좋게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게 상투적이지만 음악이 갖고 있는 매력이지 않을까요.
적다보니 오랜만이네요.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 - 옥상달빛
마지막 곡입니다. 옥상달빛의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상을 보내면서 가장 두려운 적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아주 노멀한 프로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옥상달빛이라는 뮤지션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이 분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냥 이런 문장들이 떠오릅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아니 '이런 기분을 가수도 느낀단 말이야?'이런 뮤지션들이 있어요. 아마 이 분들이 그런 생각이 드는 드문 뮤지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제목부터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문장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은 코로나라는. 저는 정말 좀 아주 기이한 현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아주 힘든 질병의 시대를 지나고 있어요. 이런 순간들을 지난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그저 웃으면서 괜찮게 넘긴다는게 쉽지는 않은 시기라고 저는 여기는데요. 그런 사실을 쉬이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이 곡의 제목을 만나게 되면 아마 모두가 숨죽여 문장을 보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은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혼자만 있는 시간이 올 때면 괜찮아 괜찮다고 말하다가
미안한 기억만 자꾸 떠올라 또 참고 있던 눈물이나
점점 두려워져 미안하다는 그 말
그 말에 또 무너져도
아마 우린 또 다시 슬픔을 감추며 살겠지
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우-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
노래를 듣다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눈물이 맺히기도 하는 곡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모든 신경이 절로 가사에 집중되는 그런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는 거죠. 저는 옥상달빛의 곡이 특히 그런 것 같아요. 즐겨듣지는 않는데, 우연히 플레이 리스트에서 만나게되면 그 날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는 거죠.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집니다. 하염없이 걸으며 생각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요.
저는 특히 이 곡에서 마지막 문장을 좀 공유해보고 싶은데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
모두에게 그런 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틀리지 않았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 글을 만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이 곡을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요즘은 어른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매년 마주하는 질문이지만, 저는 가장 어려운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에게도 가장 중요한 질문이지만 답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속에서
가장 어긋나기 쉬운 질문이기 때문일 거에요.
연재를 하면서 주기적으로 하다보니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상투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져서
이번에는 연재 기간이 설령 늦어지더라도 취지에 맞게 소개하고픈 곡이 있을 때
연재를 시작해보자라고 마음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다양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꾸준히 쓴다는 것과 처음 마음가짐을 표현해본다는 것.
핑계같지만 일이라는 굴레의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문득드는 생각이지만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른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이지 감사한 삶을 선물받은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