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노래

사랑을 할 거야

by Letter B



안녕하세요, 어쨌든 노래 9번째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더위가 막 시작될 초여름 무렵에 두근거리는 설렘을 안고 시작했던 일인데, 어느새 살갗이 따가울 정도의 강렬한 햇살을 맞이하는 가을의 초입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고작 서너 달 사이인데, 몇 번 써봤다고 설렁설렁, 대충대충 늘 그렇듯 감흥이 좀 사라진 채 무시무시한 3, 6, 9를 맞이하고 있어요.


이렇게 연재를 시작할 무렵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혼자서 막 라디오 녹음처럼 진행해보았거든요, 그 때의 설렘을 잊을 수가 없는 게 그 무렵에 여러모로 다양한 일들에 지쳐있었어요. 인생에서 이렇게 해도 해도 안 풀리는 순간들이 있구나 하면서 이겨낼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지치는 순간들 있잖아요. 그냥 세상에 악다구니 쓰면서 땡깡이라도 부려서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분풀이하고 싶은 순간들이요.


딱 그 무렵을 지나고 있었거든요.


그럴 때 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역시 즐거운 일을 하자'하고 다시금 힘을 내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어느 순간이 지나게 되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너무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글을 쓰는 건 아닌가, 너무 고민하지 않고 쓰는 건 아닌가, 정말 소개해주고 싶었던 처음의 마음 그대로 글을 쓰고 있는가, 사실 나도 잘 모르는데 이대로 그냥 매너리즘에 빠진 채로 쭉 진행해버리면 어떡하지?' 뭐 그런 식의 두려움들이 떠오르는 거죠.


그리고 그 매너리즘이 영영 처음의 설레임마저 사라지게 만들면 또 나는 무엇으로 시작할 용기를 얻어야 하지 그런 생각들이 차츰 퍼지기 시작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것에도 작은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가장 옵션이었거든요. 일정한 틀이나 형식이나, 그동안 머릿속을 헤집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즐겁게 써보자라는. 그런데도 '일'이라는 직업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즐긴다는 게 저는 생각보다 참 힘든 거 같아요.


그래도 결국은 즐거움을 쫓게 된다면, 계속 앞으로 걸어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9번째 시간의 주제는 '사랑을 할 거야'라고 정해보았습니다.



어렵습니다.





이영훈 - 돌아가자



첫 번째로 선곡한 곡은 이영훈 님의 돌아가자입니다. 이 곡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는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아요. 아마 자주 이용하는 멜론 앱에서 추천하는 추천곡을 통해 파도를 타고 타고 알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곡을 처음 들으면 다들 아마 좀 놀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음악 좀 들은 것 같은데?' 이런 분들도 이영훈 님의 목소리를 처음 들으면 '뭐여, 이 목소리는'하고 느끼실 수 있거든요. 이어폰 너머로 전해지는 진심이 가득 담긴 떨림이 듣는 순간 '이 진중하고 진솔한 마음을 듣는다는 건 행운일 거야'라고 생각하고 말거든요.


사람의 목소리에 힘이 있다면 이런 순간이 아닐까 저는 늘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화자가 혼자만의 시간들 중 진심을 꾹꾹 담아 적어 내린 소중한 마음들을 청자에게 진심을 다해 전달하고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설령 이것이 누구를 향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듣는 순간 '누군가에게 이렇게 귀중한 진심을 전달받는다는 것은 큰 행운일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어찌하든 흘러가는 시간들
나는 또 누군가에게 반하고 또 그렇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내게서 다 사라져 버리면 어쩌나
이제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으니
돌아가자 익숙한 저 언덕 너머
혹시 내가 문득 그리워진대도
돌아가자 이젠 낯설기만 한 일상 속으로




이영훈 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항상 고 김현식 님이 떠올랐어요. 조금 의외죠. 담아내는 감성은 고 유재하 님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야기 속의 내용을 살펴보면 삶의 경험이 풍부한 고 김현식 님이 떠오르거든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을 부끄럽지 않게, 담담히 담아내고 있어서 곡을 들으면서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또 현재의 모습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회고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목소리에 힘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저는 이영훈 님의 곡들을 마주하면서 그러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꼭 한 번 즈음 이 곡은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할 거야'의 첫 스타트 곡으로 이영훈 님의 돌아가자를 선곡해보았습니다.




Adel - Easy on me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AdelEasy on me입니다.


제가 이 코너를 소개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이 제가 생각보다 곡에 대한 깊이가 없고, 가수에 대한 지식이 엄청 짧아요. 그래서 이 코너를 처음에 소개해드렸다시피 이 코너는 그런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눈으로 슥슥 훑으시면서 '엇, 이런 곡이라면 나도 한 번 들어보고 싶다'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적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오로지 제가 듣고 기억하고 있는 느낌과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기에 이 글을 보고 곡을 직접 들으실 때 다른 부분이 아주 많을 수도 있다는 점을 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델하면 익히 알고 있는 풍성한 성량과 깊이 있는 목소리가 떠오르는데요, 아델이 한창 이슈가 되어 인터넷 매체를 달구던 2012년 어린 나이임에도 아주 솔직한 고백을 하면서 그 목소리가 오히려 이슈에 묻혔던 걸로 기억이 나요. 'someone like you'라는 곡이 한창이나 유행을 하고 나서 아주 먼 타국에서 이 곡을 들으면서 한국을 떠올리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시절이 있잖아요. 열심히 달려온 것 같은데 누군가 뭐라고 지적한 적도 없는데 그냥 스스로가 싫고, 부끄럽고,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지겹고, 그러한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그런 순간들이요. 뭐 여러 가지 사유가 있어지만, 여전히 어딘가엔 부족한 나로부터의 도망이라는 명확한 사유가 존재했었는데요. 그런 순간들에 이 곡을 마주하면서 그냥 뭔가 타지에서 마주하는 자유라는 생각이 들수록 고국이라는, 나를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또 외로워지는 중이적인 감정들을 달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억이 납니다.

마치 팝페라 가수가 이렇게 대중적일 수도 있는 건가? 뭐 이런 기분인 거죠.


아델이 이번에 새로운 신곡을 냈어요. 오랜 기간 그녀의 목소리를 기다려왔던 분들께는 아주 신선한 소식일 수도 있겠어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슈들이 포털 사이트를 메우면서 '사실 그녀가 컴백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염려했던 분들도 더러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우려를 떨쳐내기라도 하듯 더욱 깊이 있는 목소리로 등장했어요. 그녀의 새로운 앨범 [30]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모두가 '아델이 돌아왔네, 아델은 다르구만'하고 여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중에서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으로 한 곡을 골라봤는데 사랑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떠올리며 생각했어요. 코로나라는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실 어쩌면 내면 속 어딘가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또 주변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같이 전달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무슨 곡을 고를까 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Easy on me'라는 곡을 선곡해보았습니다.




Go easy on me baby
I was still a child
Didn't get the chance to
Feel the world around me
I had no time to choose
What I chose to do
So go easy on me




기존의 아델의 목소리가 드라이하고, 후강을 자극하는 농도 깊은 와인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면 이 곡은 좀 더 부드럽고 입 안을 달래주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하는 보르고뉴의 와인 맛이 떠오르는 목소리입니다. 처음에 이 곡을 들었을 때 저는 이 곡이 아델이 자녀에게 전해주는 곡인 줄 알았어요. 그만큼 곡 자체만 먼저 접했을 때는 다정하고 염려가 뒤섞인 어른의 이야기로 다가왔거든요.


그래서 그렇게만 생각하다 가사를 접하고 나니, 한 인간의 고뇌와 또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감정들을 아주 어른스럽게 배려하면서 조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을 타인이 상처받지 않도록 상당한 배려를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인지 곡을 들으면서 이해가 가지 않은 환경에 놓인 인물일지라도, 꼭 내가 곡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청자가 아닐지라도 노래를 들으면서 청자와 화자에 모두 감정이입이 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청자라면 무척 감사한 조언이 될 것 같네요.






The beatles - In my life



다음 곡은 비틀스의 In my life란 곡입니다.


이 곡도 아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Rubber soul이란 앨범 타이틀 명이 궁금해서 이곡 저곡 챙겨 듣다 보니, 유독 귀에 감기는 곡이 있어서 가사까지 챙겨 보았는데 어.. 평소 비틀스라는 그룹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시대의 아이콘, 트렌드, 아티스트, 천재, 마약, 비극 뭐 이런 수식어들이요. 그래서 젊은 시절 그들의 음악은 시대를 아울렀지만 그래도 시대적 배경이란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비틀스라는 이름은 모두가 즐겨 듣는 고퀄리티 팝 음악이라는 수식어는 있어도 마음을 아우르는 곡이라는 수식어는 곡에 비해 따라붙지 않는 밴드임이 분명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비틀스의 수많은 곡을 들으면서도 '어쩐지 우리나라 정서와는 동떨어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인지 '멜로디가 좋다', '가사가 좋다' 정도로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In my life'란 곡을 들었는데 당시 제가 30대를 넘어서면서 무조건 져주기만 하는 게 꼭 인생의 답은 아니구나라고 여기면서, 대등한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이런저런 많은 트러블들이 생겼어요.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원하지 않는 오해도 많이 받게 되는 거죠. 아무래도 저 혼자만의 결심이고, 30대를 넘어서면서 주변 사람들과 매일 만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뭐든 관계가 편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 거죠.


이 곡을 들으면서 지나온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의 제 모습이 어떻더라도 꼭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There are places I remember
All my life though some have changed
Some forever not for better
Some have gone and some remain
All these places have their moments
With lovers and friends I still can recall
Some are dead and some are living
In my life I've loved them all



이게 막 아주 오래된 올드 팝송처럼 너무 컨츄리풍이었다면 오히려 촌스러웠을 것 같아요. 의도적인지 모르겠지만 보컬인 존 레넌이 다른 곡에 비해 무척 성숙하게 목소리를 표현해냈는데 가사마저 성숙한 성년을 표방하고 있어서 자칫하면 아주 올드한 곡으로 전락할 수도 있었는데,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듯한 도입부와 뒤에서 흘러나오는 밴드 음악 자체가 무척 쉬운 박자로 구성되어 있어 곡 자체만 들으면 당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비틀스의 곡이 아닌, 이제 막 연습실에서 합주를 마치고 나온 신인 밴드의 사운드처럼 여겨지거든요. 이게 이 곡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적인 사운드가 동질감을 일으키면서 노년의 회고가 아닌 청년이 겪고 있는 현실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되는 거죠.


그래서 조금은 낯간지러울 수 있는 표현이 현실을 이겨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회고적인 일기처럼 다가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혹여 이 글을 보고 이 곡을 접하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주변으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곡을 선곡해봅니다.




이적 - 물



이제 본격적으로 농밀한 사랑에 대한 곡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은 달팽이 시절에 이적이라는 가수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무척이나 희소식으로 다가오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적님이 긱스라는 프로젝트 밴드를 했을 때의 모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반가운 곡이 아닐까 싶은데요. 음유시인에서 벗어나 미치광이 이적의 곡이 그리우셨을 분들을 위해 선곡해봤습니다.


Trace라는 앨범에 있는 '물'이라는 곡인데요.

도입부부터 강렬하게 터지는 기타 사운드를 시작으로 아주 강렬한 고백이 시작됩니다.




한눈팔지 말고 나만 봐줘요
아직 나는 잔뜩 목이 말라요
숨이 넘어갈 듯 노랠 부르며
그대가 나타나길 기다렸어요



굉장히 직설적인 가사로 진행되는 곡인데요. 아예 대놓고 거침없이 말하죠. 가사만 들으면 좀 스토커 같기도 하고 찝찝한 사람이 엮인 느낌인데, 이적의 목소리와 시원한 밴드 음악이 더해지다 보니 오히려 아주 푸른 바닷속으로 함께 뛰어들어 '거 사이다 좀 가져와!'라고 외치고 싶어요. 뭐 좀 더 정신줄을 놓고 막 모르는 사람들이랑 얼싸안고 하루쯤은 미친 듯이 놀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 곡만 같다면 말이죠.


성인이 되고 나면 할 수 있는 말들보다 할 수 없는 말들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 이 곡을 듣는 이 순간만큼은 모든 상념에서 벗어나 가슴속에 숨겨놨던 어떤 답답한 감정들을 마구 쏟아내도 '어 더 미친놈이 있어서 전혀 부끄럽지 않아'의 상태가 되는 거 같아요. 이게 거짓말인 것 같은데, 아무도 없는 대낮의 공원에서 정말 큰 소리로 볼륨을 높여두시고 미친 듯이 음악에 빠져 보시면 조금은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괜히 속이 뻥 뚫려요. 목이 마르지도 않은데 갈증이 해소됩니다. 한 맺힌 게 많은가 봐요. -_-




물 물 물 물 물 물 좀 줘요
목 목 목 목 목말라요
내 머리가 흠뻑 젖게 해줘요
난 그대 거예요


일생에 이러한 아주 강렬한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을 해본다는 건 저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다 보니 좀 조심성이 많은 편이라 제대로 된 연애 관계라는 것을 맺어본 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요, 열렬한 무언가에 건강한 관계로 뛰어들 수 있다면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건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러움을 조금 담아 포스팅을 해봅니다.



이적의 <물>이었습니다.




태민 - Just you and me




드디어 마지막 곡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은 가수 태민의 군입대 전 마지막 곡 Just you and me입니다. 이 곡이 발매될 시점에 코로나가 막 시작돼서 사실 문화, 음악 산업의 대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던지라 발매된지도 모르고 한참이나 지난 뒤에 곡을 듣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뮤직 비디오도 근래에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오랫동안 샤이니라는 그룹을 지켜봐 온 한 명의 팬으로서 이제야 가수 태민이라는 친구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만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https://youtu.be/JgKakyh6nZA



이 곡은 꼭 뮤직비디오랑 같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의자를 두고 한 남성이 독백을 하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 움직임에는 자신이 미처 말로 하지 못한 감정을 표현해내듯 고통스러움이 묻어나요. 일단 그것만으로도 시선을 끌기 충분한데요. 이 남성의 독백 속에 있는 청자는 자신이 갈구하면서도 자신을 속박하는 연모의 상대로 여겨지는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연모의 상대가 타자인지 자기 자신인지 알 수 없게끔 그려집니다. 그러한 상황들을 의자라는 하나의 사물을 두고, 그림자라는 또 다른 대상으로 그려내고 있어요.


뮤직비디오를 끝까지 보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경이로움을 느끼실 수도 있겠어요. 이건 꼭 뮤직비디오로 같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사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어떠한 극한의 감정이 이 뮤직 비디오를 통해서 전달이 되거든요.


사실 이 곡을 선곡했을 때만 해도 가사가 워낙 농밀하고, 곡 자체의 분위기가 무척 야해서 농밀한 사랑을 떠올리며 마무리할 수 있는 곡으로 고른 거거든요. 치기 어린 젊음, 혹은 허락되지 않은 둘만의 세계라는 키워드처럼 좀 소모적인 사랑이 떠오르거든요.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덮을 것이 많아지는 실수로 얼룩진 사랑 같은 것들이 떠올라요.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그런 사랑들 말이죠. 그런데 뮤직비디오와 함께 곡을 다 듣고 나면 '절제'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곡이 전혀 야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또 이 곡을 자꾸 들으면 들을수록 자신을 속박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처음 들을 때와 좀 다르게 여러 가지 방면에서 사랑이라는 하나의 감정을 두고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곡이라고 여겨집니다. 불나방에서 성충에 도달하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번뇌하는가.


뭐 어쨌든 사랑은 사랑입니다.







네 이상으로 5곡을 가지고 '사랑을 할 거야'라는 시간을 마련해봤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많은 경험이 없어도, 있어도 어떤 관계에 있어 솔직해지기 힘든 감정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이것이 뭐 엄청 대단한 감정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것에 가장 밑바탕이 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이 감정에 자기 자신 외에 솔직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떤 직업군을 가졌다고 하여도 조금 무례한 요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쉽사리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일 것 같아요.


이것이 가족, 애인,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마저 솔직할 수 없다면 그것도 참 슬픈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결과야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감정에 자기 자신마저 솔직하지 않다면 좀 슬플 것 같아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만큼 여타 많은 감정을 동시에 타인에게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일 텐데요.


사랑을 하기 참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어 더욱 사랑에 대한 갈망이, 기괴한 형태로 표출되는 시기에 우리가 지니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한번 더 진지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이 그렇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상 어쨌든, 노래 9번째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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