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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속 Jun 08. 2023

(짧은 근황 토크) 차단당해 본 적 있어요?

  네! 저는 있습니다. 그것도 인스타그램 차단을. 무슨 추태를 부렸냐고요? 어떤 주접을 떨었냐고요? 아니오! 그냥 눈팅만 하고 인스타 스토리를 두어 번 봤을 뿐입니다. 누구에게 차단당했느냐 바로 저의 혈육 종부입니다.

  달콤한 연애 중인 혈육의 인스타 게시물을 훔쳐보았죠. 그것도 저의 비공개 계정으로. 그러다 겁도 없이 스토리까지 봤는데 그 뒤로 칼차단을 당해 종부의 인스타 염탐은 종료되었습니다. 종부는 알까요? 누이의 계정을 차단한 것을. 스스로도 민망스러워 종부에게 따지지 못했습니다. 제가 좀 추잡스러웠죠. 여기서 종부는 모르는 사실이 더 있습니다. 바로 병히도 종부의 인스타를 염탐한다는 거죠. 저보다 치밀하고 음흉한 그는 스토리는 궁금해도 절대 보지 않아 차단당하지 않았습니다. 스토리를 보면 아이디가 남는걸 전 몰랐거든요. 그래서 저는 요즘 종부의 소식을 병히에게 듣고 있습니다.

"대박 종부 여자 친구가 생일상 차려줬네?"

"지속아 이거 봐봐 종부 여자 친구랑 보령에 놀러 갔어!"

"종부 뭐야 아주 난리가 났어 이거 봐!"

스타 연예인의 사생활도 아니고 요즘 우리 부부는 종부를 사찰 중입니다.

  37살 꽉 찬 혼기의 종부는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요? 모태솔로 탈출 6개월 차에 결혼을 논하는 건 심히 성급한 거겠죠?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보고 늙어 죽는 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말이죠. 조금 늦게 찾아온 종부의 봄날을 궁금해도 조용히 응원해야겠습니다.  그건 그거고....


"종부야 차단 풀어주면 안 되겠니?? 네 매형이 이제 네 소식 궁금하면 수수료를 내라는데 어디서 그런 양아치 짓을 배웠는지 울화통 터진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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