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르지만 반가운 상봉
병아리가 따로 없다.
열두 시를 조금 넘긴 시각,
한 무리의 아이들이
중앙현관을 빠져나와
줄지어 걸어온다.
뒤에 잘 오는지
빠진 이가 없는지
몇 번을 돌아보던 선생님은
결국 몸을 돌려
뒤로 걷는다.
아이를 인솔하는 행렬이
한 줄 한 줄 등장하자
교문 밖 엄마들도
가운데로 몰려든다.
처음엔 서로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이다.
커다란 가방을
갸우뚱.
비뚤게 메고 아이들이
목을 이리 빼고 저리 빼며
부지런히 눈동자를 굴린다.
마침내 각자의 짝을 찾으면
곧장 뛰거나
슬며시 웃거나
와락 안긴다.
고작 몇 시간의 학교 생활을 묻느라
교문 앞이 시끌벅적하다.
생각보다 이르지만
아무튼 반가운,
초등학교 1학년들의 하교 시간.
*(잠깐 쉬었다가)
평범한 날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평소의 행복>
오늘은, [교문 앞, 상봉의 순간]을 전했습니다.
+ 이어지는 음악
예민 [아에이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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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하는 규인이와 그 친구들
1학년 신입생들을 기다리며 썼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에겐
죄다 자기 얘기 같다고, 오래전 얘기라고 메시지가 왔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이야기
내가 특별하지 않아서
쓸 수 있다.
2023년 3월 9일 목요일 평소의 행복
#오늘아침정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