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존재
결혼하기 전, 이것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게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나는 ‘고양이'라 답했다.
네 마리의 고양이, 한 마리의 강아지가 내 인생에 다녀갔다.
그 끝에 지금은 동거묘 (냥선생) 김베리씨가 내 곁을 지키고 계신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애교도 많고, 정말 착하고, 예쁘게 생겼고, 성격도 순하고, 발톱도 안 세우고, 발바닥 젤리는 말랑말랑 부드럽고, 털은 보드랍고, 꼬리는 우아하고, 살은 뒤룩뒤룩 쪄서 통통하고, 맨날 애옹애옹 말 많아서 시끄럽고, 할 줄 아는 거라곤 궁둥이 뚜들겨 달라고 들이미는 거밖에 모르고, 근데 똥 냄새는 또 왜 이렇게 나니, 베리야? 응?
아무튼.
이 아이는 나의 동거묘이자 내 인생에 있어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를 절-대. 절대 절대! 버리지 않겠다 약속했다.
그러므로 썸에서 연애로 넘어가는 길목에 썸남이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건 합격에 가까운 플러스 요소지만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남자친구가 고양이를 싫어한다거나, 무서워한다거나, 털 알러지가 있다고 하면 그것은 과히 마이너스가 아니라 아예 불합격요소다.
다행히도 짝꿍이 동물을 귀여워하고, 날리는 고양이 털에 호흡기관이 찔끔 반응을 하긴 하지만 심하지는 않아서 지금껏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감사할 따름)
이 자그마한 존재가 얼마나 큰 행복감을 주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일에 찌들어 퇴근하고 오면 꼬리 세워 마중 나와 나를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말캉한 부드러움으로 안고만 있어도 세상의 모진풍파가 다 사그라드는 것 같은 기분.
잘 때면 언제나 옆에 누워 골골송을 부르고, 아침에 일어나면 부시시한 내 얼굴을 그루밍해 씻겨준다.
이 작고 말랑한 존재는 오직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음에도, 오히려 내가 잔뜩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내가 못생겨도, 꼬질꼬질해도, 살이 쪄 뚱뚱해도 그녀는 아랑곳 않고 언제나 한결같은 애정을 보여준다.
그 무한한 애정이 주는 어마어마함을 짝꿍도 꼭 느껴봤으면.
아직은 친해지길 바래를 찍는 중이지만. (ㅎㅎ)
오늘도 장난감을 물고 와 발치에 놓고는 올려다보는 냥선생.
그리고 놀아달라는 그녀의 야옹 소리에 휘적휘적 낚싯대를 휘젓는 짝꿍.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존재들과 함께 산다는 건 매일매일이 행복한 일이다.
짝꿍과 김베리를 만난 건 내 인생 가장 큰 행운이야.
둘 다 너무너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