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가위바위보
여기, 혼인신고에 대한 생각이 다른 두 사람이 있다.
혼인신고는 언제 하는 게 좋을까?
요즘 결혼식은 올려도 혼인신고는 바로 하지 않는 신혼부부들이 아주 많다.
(이 때문에 통계청 자료 조사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요즘 청년들 결혼 안 한다지만 다 거짓말 같아, 결혼식 진짜 많아..)
일단 일 년 정도는 살아보고 그 뒤에 혼인신고를 한다거나 아예 아이를 낳을 때까지 미루는 부부도 있다.
결혼준비카페에 가보면 '다들 혼인신고 언제쯤 하세요?'라는 글이 부지기수로 올라오기도 하며, 댓글 창 역시 대답이 제각각이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 부부의 입장이다.
한 명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년 바뀌는 정부정책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신혼부부 혜택을 누리기 위해 최소한 1년 정도는 기다려보자는 쪽이고,
다른 한 명은 바로 신고를 해야 한다는 쪽이다.
혼인신고란 시기를 기다리고, 정책을 기다려서 하는 게 아니라 부부라면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고 틀리는 문제는 아니라서 두 사람 모두 의견에 일리가 있고, 그렇기에 어느 한쪽도 쉽게 의견을 굽히질 않고 있다.
1년 뒤에 하나 결혼하자마자 하나 크게 차이도 없는 고작 1년인데도 누구 하나 쉬이 양보하지 않는다.
좀처럼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쓰기로 하는데... 꺼내 들은 비장의 카드는 바로 가위바위보.
엥? 갑자기 가위바위보?
이 중요한 사안을 가위바위보로 결정한다고? 하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가위바위보가 뭐 어때서, 이는 세상에서 제일 공평한 결정방법이다.
적절한 운과 적절한 실력이 뒷밤침 되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
세상에 혼인신고를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사람이 어딨어. 라고 한다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대결 날짜는 결혼식 당일.
혹시라도 그전에 누구 하나의 마음이 바뀌면 말해주기로 했으나 최근에 확인했을 때까지도 양쪽 다 꿈쩍이지 않는 바위 같았기에 예정대로 진행 될 듯하다.
미리 연습 삼아해 본 가위바위보 게임에서는 3번 연속이나 내가 이기긴 했는데 과연 그날도 그리 될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나니, 가위바위보 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
혼인신고 하러 갈 때 쓰려고 예쁜 도장도 하나 파 두었는데 언제 꺼내 쓰게 될지 아주 궁금하다.
과연 우리 부부의 운명은? 4월에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