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매거진을 마무리하고
오늘에서야 가을 매거진의 마지막 주제인 ‘가을과 편지’를 실었다.
이번 매거진을 준비하는 동안, 머릿속은 온통 글감으로 가득했고 참 많은 이야기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생각해 보면, 내 삶에서 이렇게 온전히 가을에 스며들어본 건 처음이었다.
혼자였다면 도착하지 못했을 끝이었지만,
열일곱 분의 작가님들과 함께였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
이제 그분들과 함께 가을 매거진을 마무리하며 롤링페이퍼를 시작한다.
매주 주제에 맞춰 글을 써 내려가느라 숨 가빴던 시간을 잠시 멈추고,
함께한 작가님들의 문장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어보려 한다.
가을이라는 이 계절에 조금 더 오래 머무는 일.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일.
이 둘이 내 삶의 작은 변곡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가을의 글들을 다시 펼쳐보니,
화려한 장면보다 조용한 순간들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성찰의 결을 따라 글을 남기고,
아무 일 없던 평범한 하루에 감사하며,
노을빛에 잠시 멈춰 서던 그 순간들.
그 모든 장면이 나에게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머물렀다.
다음 주면
조금 더 고요하고, 조금 더 깊은 겨울을 주제로 한 매거진이 시작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가을에 품었던 온기가 다음 계절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라는 사실을.
내가 마주한 가을이 모두에게 같지는 않겠지만,
각자의 가을이 각자의 속도로 익어
그 자신만의 빛을 품게 되기를 조용히 바란다.
이번 계절을 함께 걸어준 작가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다음 계절에 다시,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