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삶이 꽃처럼 활짝 피길 바랄 뿐
딸아이는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적당한 시기가 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준비의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경찰관이 꿈이었던 아이다. 다른 길은 한 번도 떠올려본 적 없을 만큼 단단한 마음으로 한 길만 바라보고 걸어왔다. 첫해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 시간은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도전과 실패 사이에서 아이의 마음은 널뛴다.
며칠 전, 또 한 번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 시험은 여느 시험에 비해 쉽게 느껴졌다며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했던 터라 낙담은 더 컸다. 발표가 난 첫날, 아이는 말수가 줄고 얼굴도 어두웠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행히 다음 날부터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듯했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것들을 꺼내듯 어제는 ‘전남친 토스트’를, 오늘은 ‘프렌치토스트’를 해주며 자꾸만 먹으라고 한다. 덕분에 주말 끼니를 해결해 편하긴 했지만, 애쓰는 마음이 먼저 다가와 괜히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차피 이 아이는 결국 경찰이 될 거라는 걸 믿고 있기에 조급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혹여 지칠까 봐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얼마 전 시험 결과로 힘들어할 딸아이를 마음 써주는 지인에게, 딸아이가 경찰 외에는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지인은 자기 자녀는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괜히 만들어서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누구나 자신의 속도에 맞게, 자신의 꽃을 피울 테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 가장 깊어지고 있는 시간일 것이다.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강한 바람을 견디며, 활짝 피어날 준비를 하는 시간 말이다.
이탈리아어로 ‘돌체 파르 니엔테’라는 말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이라는 뜻이다. 겉으로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삶에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공부만 하는 지금이 오히려 더 달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어쩌면 이 시간이야말로 아이에게 꼭 필요한 숨 고르기의 시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 누구의 기준도 아닌, 아이 스스로의 기준으로 피어나는 삶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