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중
두 선택지 사이에서 며칠을 고민했다.
정든 카페를 떠나는 게 너무 아쉬웠고, 사장님께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회사를 선택했다.
아마도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마음만으로는 품을 수 없는 세상이 있다는 걸, 작은 공간 안의 따뜻함도 결국 더 넓은 곳에서 빛날 수 있다는 걸 카페에서 일하며 배웠기에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매일 아침 커피 내리던 손길, 벤치에 앉아 수다 떨던 시간, 사장님과 함께 우당탕탕 일하던 하루하루가 생각보다 깊게 내 안에 들어와 있었던 모양이다.
사장님께 결정 이야기를 전하던 날 우리는 말없이 자몽티를 마셨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었고, 그걸 기억해서 타주신 자몽티.
입안은 달큰했지만, 마음은 조금 시렸다.
"그래도 잘 됐다. 너한텐 더 좋은 기회일 거야."
사장님은 그렇게 말해주셨다.
그러면서 웃으셨다. 괜히 더 짠했다.
마지막 출근 날엔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그냥 여느 때처럼 손님이 오고, 음료를 만들고, 청소를 하고.
그렇게 하루가 흘러갔다.
퇴근하면서 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문득 뒤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됐다.
별 건 없었지만, 내 반년이 고스란히 쌓여 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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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카페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한동안 자몽티를 마실 때마다 이 카페를, 사장님을, 단골손님들을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속으로 한마디.
“좋은 시간이었어요. 참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