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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Oct 23. 2018

행복 자격증

행복한 삶. 그건 어떤 삶을 의미하는 걸까?

나는 행복 자격증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걸 잘해야만 아니면 잘나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와 남을 계속 비교했다.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도 나보다 더 잘한 걸 보게 되면 '그럼 그렇지 뭐.'라는 생각에 주눅들곤 했다.


내가 잘하는 게 있나? 있긴 있는걸까? 이 생각에 사로잡힌 채 더 잘하기 위해서 더 잘나지기 위해서 뭘 해야 할지 알아봤다. 물론 이 때는 정말 알아만 봤다.


내가 무언갈 해내기 위해 쏟은 노력은 등한시한채 결과만을 바라보고 자책만 하던 결과, 마음에 공허함이 찾아왔다.

이 공허함은 내가 '어차피 해봤자 안 될텐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 또한 습관이었다. 내게 찾아오는 행복감을 반복적으로 부정하고 나와 남을 비교하는 습관. 60일만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데 나는 몇 년을 이랬으니 습관이 안 될리가 없었다.


행복한 감정이 찾아와도 부정한 채 내가 나를 보듬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슬펐다.





다행히 이 시절들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더 이상 슬픔에 매몰되고 싶지 않았고 이런 나를 아껴주며 순간의 행복을 음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관련된 책을 읽었고 심리상담도 받았다. 그러면서 점차 마음 정원의 토양이 비옥해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읽었던 책 중 가장 와닿았던 책은 <쿠션>, <바보 빅터>, <선물>이다. <쿠션>이라는 책을 통해선 들어오는 자극에 바로 반응하지 않는 마음의 쿠션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았다. <바보 빅터>라는 책을 통해선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과 자기가 자신의 한계를 규정지어선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었고, <선물>이라는 책에선 과거로부터 배우고 현재에 집중하며 미래를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충분히 행복한 인생이었음에도 그 행복을 두려움, 불안감이라는 그림자 아래에 둔 채 즐기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렸다.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했고, 내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그리고 살아있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함을 표현했다.

calligraphy by 소담한 하루

처음에는 당연히 힘들었다. 몇 년 된 습관을 고쳐 나가는 게 쉬울리 없었다. 그래도 의식적으로 사랑한다고 내게 말하는 연습,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걸 감사해하는 연습을 해나가니 이제는 행복을 누리는 데 자격이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아직도 자극에 쉽게 반응해서 화를 내기도 하고 가끔 행복을 부정하기도 하지만, 차를 마시면서 느끼는 여유로움을 즐기게 됐고 명상을 하며 고요함에 집중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됐다.


앞으로도 마음 공부는 계속될 것이다. 내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찾아오는 행복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진 않으니까. 마무리로 내가 읽으며 눈물 흘렸던 글귀를 적어본다.


나는 세상의 눈으로 살았던 내 인생을 돌려받겠다.
나는 그 어떤 세상의 말보다 내 생각을 가장 존중하겠다.
나는 나를 사랑하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나는 나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호아킴 데 포사다-바보 빅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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