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있다.
포기하면 생겨 / 융단폭격 해봐 / 스트레스받지 말고 내려놔 이런 말 들으면 심술 나더라고.
내가 안 해본 것도 아니고 또 내려놓는다고 내려놨는데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잖아. 바로 시험관으로 가라고 하는데, 그거 솔직히 내 몸이 더 힘든거잖아. 난 지금도 너무 나약한데, 내가 그 호르몬의 무게를 이길
수 있을까? 겁나기도 했어.
단호박 한 줄 보는 것도 힘들어서 매달 임신 안되면 뭐 할까? 생각하면서 시간 보냈어. 그러니까 조금 덜 우울해지더라. 와인도 사오고, 따뜻한 물 한가득 받아서 목욕을 하는 것부터 시작했어. 임신하면 못하잖아?
그리고 치과치료, 파마, 라식, 다이어트를 했어. 누군가는 이런 날 보면서 정신승리 아니냐고 했고, 이 말에 난또 웃어넘겼지만 상처받았지.
임신이 안되면 세상에 온전히 나로 집중해서 해내야 하는 일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빠 간병이 그랬고, 병든 내 몸과 마음 달래기가 그랬으니까.
근데 임신 준비하고 나서야 알았다. 피임 안 한다고 임신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것 잘 챙겨 먹는다고 해서 임신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따지고 보면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계 이상 진단도 받았다. 생리통도 정말 심했고, 얼굴 색도 누렇고 입술색 보랏빛이었던 게 내 몸에서 주는 신호였더라구.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임신이 아니라 너 몸부터 돌보라고 말이야.
임신준비는 어쩌면 내 몸의 소리를 듣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