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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Mar 19. 2022

서른살의 열번째 소개팅 : 까방권이 필요해요

두 번의 소개팅 까임 (?)이 끝나고 언니가 소개팅 할거냐고 물어왔다.

내년 5월 시험보기 전까지는 안한다고 주변에 알렸지만, 내심 불안한 것도 있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내 눈이 높아지는 건지 좋은 남자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괜찮은 남자는 이미 다 채가고 없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사실 조바심이 났다.

나의 커리어 준비 만큼이나 배우자를 찾는 일은 중요한데, 점점 조급해져서 눈높이를 맞추는게 아니라 낮춰버릴까봐 겁났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소개팅 제안이 들어오면 일단 무조건 나갔다.

몇번의 까임 끝에, 한번 만난다고 해서 바로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받는다고 했다.

 

'그래, 두번 까여서 소개팅 포비아 올 판인데 이번을 마지막으로 극복하자'

라는 의미로 나갔다.

어차피 나는 이미 예쁘고 충분히 아름다운데, 남자들이 내 매력을 못알아본 것뿐이니까!

그렇게 소개팅을 하기로 하고, 하루가 흘렀다.



다음 날, 점심시간 즈음에 카톡이 왔다.

일 안하나? 싶을 정도로 물음표에게 카톡 반응 속도가 너무 빨랐다.

사실 집이 잘 산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등 이런 건 아예 몰랐다.

그만큼 관심이 덜하기도 했고, 언니가 해주니까 어느정도 검증은 되었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나보다.


게임 랜덤채팅 하듯이 카톡을 했다.

물살마인데 그 물음표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이사람 정말 뭘까? 싶을 정도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연애를 많이 해본걸까? 대화를 이어나가는게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나? 얼굴도 안본사람이랑 대화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나? 소개팅 어플같은 걸로 채팅을 많이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티키타카가 되는 느낌이었다.

근데 만나기 전에 카톡을 많이하면, 만났을 때 대화 소재가 떨어지니까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컷트시켜야 했다.


그렇게 겨우 장소를 잡고 우리는 대화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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