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연애는 결혼까지 생각해야 하나요?
같이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달까?
오빠와 나는 한달이 안됐지만 1년 넘게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서로 입버릇처럼 말한다.
정말이지 결혼할 운명은 따로 있는 것일까?
아직도 만나는 첫 순간은 어색하다.
내가 느끼는 부분을 상대도 똑같이 느끼는게 신기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느낌을 믿어보기로 했다.
더 잘 맞춰나가기를,
이전을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를.
사귄 지 한달이 됐지만 한 것은 딱히 없다.
사진을 찍으려고도 했지만 부끄러워서 찍지 못했고, 왜 사랑한다는 말을 안해주냐고 묻고 싶었는데 꾹 참기로 했다. 나도 아직 사랑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우리가 함께나눈 시간들이 있지만 그것과 사랑해라는 마음의 크기는 꼭 일치하지 않을테니까.
연애를 하면 할수록 는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상대가 싫어하는 건 하지 않게 되었고, 또 너무 상대에 올인하지도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요새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앉아서 이런 저런것들을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가 참 좋다.
연애 때는 떨어져 있으니까, 서로에게 가장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을테니 가능한 건 아닐까?
같이 살면 또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싶다.
좋으면 좋은대로 그 감정을 맘껏 느끼고 표현하고 싶다.
서른의 연애는 왜 연애의 시작과 함께 결혼을 생각하는 걸까?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현재를 즐길 수는 없을까?
A가 좋으면 B라는 단점이 생각나고 C라는 조건이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고, 하는 것들이 자꾸 추가된다.
나는 저 조건에 맞는 사람이긴 한걸까?
내가 조금 더 갖췄다고 해서 상대도 그만큼 갖췄으면 하는건, 어쩌면 이기적인 바람은 아닐까?
시작과 동시에 또 다시 결혼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아직도 난,
결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철렁하고 두렵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지금 연애와는 별개로 눈물이 차오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