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번째 연애가 시작되었다.
서른 살, 세 번째 연애.
누가 보기에는 적당한 경험이고 누가 보기에는 적은 연애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누군가를 만나는데에 신중하고 또 정을 주면 함께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세 번째 연인은 되게 오래된 사이처럼 익숙함 그리고 편안함이 든다.
나도 모르게 자꾸 미래를 약속하고 그려나가게 된다.
이 사람이 내 삶에 너무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서, 없는 시간들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많이 좋아하는 게 손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이미 손해보고 있다.
연락을 기다리고 또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서슴치 않는다.
이러다가 상대가 질려서 떠나면 어쪄지? 고민하면서도 또 하고 싶은대로 다 해야지- 하는 생각에 거리낌없이 생각을 말한다.
예전의 나는 밀당이라는 이유로 감정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내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았었다.
아니, 보여주는 법을 몰랐다.
사랑, 그게 뭐라고- 하는 마음에 나는 연애를 하는 와중에도 나 자신만 생각했다.
그런 지난 날의 연애를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자주 그리고 많이 표현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또 사랑스러운 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스스로 놀랐다.
사실 상대는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만나는 거 보면 신기하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입맞춘다는 게 놀랍기도 하면서 참 좋다.
그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다- 라는 그 감정이 생긴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사랑은 역시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그 말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