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는 꼭 사주를 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
결혼이라 함은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삶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고 싶었다. 어쩌면 스스로의 선택에 확신이 없으니 증명받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궁합이 좋다-라는 말을 듣고나면 안정되니까, 내가 맞다는 걸 다른 사람도 증명해주니까 말이다.
그래서 다들 결혼, 사업같은 큰 일을 치룰 때 사주를 보는 건 아닐까?
21세기에 아직도 그런 걸 믿냐고 한심스러운 눈빛으로 봐도 좋다.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예전에 사주는 결혼을 무를 용도로 양가 집안에서 봤다고 한다. 선을 보고 혹은 집안을 보고 헀던 결혼이니 서로의 생년월일을 주고받아서 합을 맞춰보는게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집안에서 낳고 길러졌다. 물론 사주를 맹신하는 집안도 아니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믿지만 다만 길흉화복의 흐름은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번 누군가와 그렇게 틀어지고 나니, 그것 때문에 아픔을 겪고나니 두려워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에도 혹시나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진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 수는 없겠지만 나는 내가 중요하고, 행복한 결혼을 하고 싶다.
어찌될 지 모르는 결혼에 있어, 위험요소는 최대한 적게 가져가되 자주 웃고 싶다.
연애는 끌림이 있어야 하고, 결혼은 걸림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그 전의 연인과 나는 결혼을 무를 용도로 사주를 본 것은 아니였을까?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게, 우리의 조금 이른 결말을 미리보여준 것은 아니였을까?
아니, 사실 우리의 사랑은 그만큼 깊지 않았던 것이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