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왜 이렇게 늘 어려운 과정일까요
남자친구와 사귄지 어연 1년 반이다.
결혼 적령기에 서로를 만났으니 결혼이야기가 충분히 오갈법한 시기였다.
그렇게 우리 부모님과 만났다.
그 전에 이야기를 약간의 배경설명을 하자면 나는 대기업 10년차이고 과장 3년차이며, 3억의 대출을 끌어안은 30평짜리 광역시에 위치한 자가가 있다. 그 외 금융자산이 약 2천정도 있고, 중고 소형차 1대가 있다. 부모님은 노후준비가 되어 있고, 작은 사업체를 하신다.
남자친구는 대기업의 수주를 받는 본청의 약 2번쨰 하청에 속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며, 집은 없다. 서른 후반인데 모아둔 돈은 약 7천만원 정도. SUV 1대가 있고, 부모님은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내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대학은 지방의 한 대학교를 나왔는데,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진 않았던 것 같다.
처음 남자친구를 소개받을 때에는 남자친구의 집이 넉넉하다고 해서, 결혼하면 집 한채는 충분히 해주실 수 있는 집안이라고 해서 받았다. 적어도 나와 같은 대학교를 나왔기를 바랬는데, 적어도 나와 비슷한 연봉의 회사를 다니길 바랬는데, 적어도 나와 비슷한 집안환경이기를 바랬는데, 다 맞지는 않아도 셋 중 하나가 맞으니 소개를 받았다.
결혼 이야기가 스멀스멀 나올 때,
육아휴직도 내가 해야하고, 집도 지방의 소도시에 전세를 얻어야 한다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그럴거면 그냥 내가 거주하는 광역시에서 계속 있으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육아를 생각하면 양가의 부모님 중 한분이라고 계시는 곳으로 가야하기에 지방으로 간다는 것은 동의했지만 "지방으로 간다 = 커리어를 포기한다" 와 마찬가지인데, 왜 나는 어떤 것 하나라도 취할 수가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나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
너무 가시밭길인데, 가슴이 아프다고 말이다.
결혼에 대한 부담을 준 적이 없으니, 너가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너를 더 위해주지는 못할망정 단순히 이런 조건들만 봐도 내 딸이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조건이 전부는 아니지만 결혼하면 대부분의 싸움이 돈이라고 했는데, 지금의 남자친구에게는 솔직히 어떤 비전도 기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 딸을 행복해줄 수 있을까? 라는 의문만 계속 든다고하셨다.
언니를 시집보낼 때도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큰 사위가 믿음직스러운게 느껴졌다고 했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상대에게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눈물만 나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어떤게 있을까?
왜 나는 상대에게 이 상황을 바꿔나가보자는 용기도 주지 못하고, 부모님께 확신을 안겨드리는 행동도 못하는걸까?
가운데서 나는 정말이지 어떻게 해야할 지 조차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