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는 않는 삶은 여전히 어렵네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5명 중 결혼한 친구는 3명 그리고 앞으로 곧 결혼식을 앞둔 1명 그리고 나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이 신혼집인데 브랜드 아파트 욕심나지 않냐고 하였다. (나 말고 친구들은 다 브랜드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아파트는 애 키우면서 살기에는 너무 작다며, 오빠가 모아둔 돈이 얼마 없냐고 하는데 괜스레 좀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분명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 돈이 부족하지는 않은데, 뭔가 친구들에 비해 후달리는(?) 느낌이었달까? 내가 원해서 잡은 예식장이었는데, 친구들은 거기 말고 다른 곳에서 하지 그랬냐고 말하는 거랑 25평은 너무 좁다고, 30평 이상은 되어야 애 키운다고 말하면서 남편될 사람이 그정도 능력도 없냐고 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도 뭔가 모를 자격지심이 있기에 그렇게 해석한 것일수도 있지만.
집에 와서 새벽내내 잠이 오지 않았다.
전세집을 알아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침까지 뭔가 풀리지 않았는지 알게 모르게 짜증이 났다. 비슷한 가격의 다른 아파트라도 알아봐야겠다 싶어서 호갱노노,직방, 네이버 부동산 등등해서 몇 개를 추려냈다. 구축이어도 30평을 살아야할 것만 같아서 말이다. 오빠한테 말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역시나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안그러면 계속 마음에 짐이 생길 것 같아서였다.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무 생각 없었을텐데, 이야기하고 나니 비교하게 되고 서로가 어디서 시작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대출이 max로 차있는 국평의 집 한채가 있다. 그래서 상호 합의 하에 전세를 살기로 한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빠가 집을 해올 수는 없었을까? 오빠는 욕심도 없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게 모르게 오빠를 원망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왜 나는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 비교하면서 스스로 지옥길을 걸으려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팩트는 우리가 집을 못사는게 아니라 안사는 것이라는 점이다. 5년 뒤를 위해 전세를 택한 것이고, 21년에 매수한 집은 28년까지 대출금을 모두 갚을 생각을 하고 있다. 알고 있지만 그 말을 오빠한테 들으니 묘하게 안심이 됐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건데, 남들과 비교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 남들 다받는 것만 같은 집안의 지원 / 남들은 어떻게 다 집이나 차를 척척 사는지 /
나는 왜 저것을 가질 수 없는지 등등 비교하면 끝이 없다.
앞으로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다. 비교하더라도 그것을 원동력 삼아 그만한 구매력을 갖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욕망은 갖되 너무 탐욕은 부리지 말기로 스스로와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