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왜 하는가?
커피 마시지 않기
잠들기 전 휴대폰 보지 않기
사실 이 두가지만 지켜도 잠을 잘 자는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정석대로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비가 오늘처럼 추적추적 오는 날은 커피를 마시지 않을 수 없다고 핑계를 대며 마신 날이면 그날 밤은 잠들기 전 빗방울만큼이나 많은 상념들이 몰려온다.
잠들기 전 흥미로운 클립 하나를 보다가 몇 개를 훌쩍 넘어가면 또 그에 대한 오지랖 넘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내 인생 저 편 어딘가의 기억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3달 남짓의 브런치 연재를 마치고 잃은것과 얻은 것들이 있다. 잃은 것은 집안일 하는 시간, 아들과 놀아주는 시간, 본업 블로그에 소홀해진 시간, 연재 요일만 다가오면 받게 되는 스트레스 등이 있을 것이다.(연재를 욕심내서 너무 많이 한 탓)
나 하고 싶은건 다 하라는 남편도 벌이가 되지 않는 브런치 글에 제일 심혈을 기울여 가며 압박아닌 압박을 받아가며 글을 쓰는 나를 보며 그만두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마지막 연재 글을 마치면서 당분간은 쉬다가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조회수는 점점 올라가고 구독자 알림이 뜰 때마다 이렇게 부족한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을 드려야 하지 않나 하면서 누구도 쥐어준 적 없는 책임감에 또다시 노트북에 손이 간다.
사람은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이라고들 하기도 하고, 인간 관계가 가장 힘들고 피곤하다지만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사람과 사람의 부대낌의 아픔을 겪어가며 견디고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힘든만큼 그 관계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혼자도 행복할 수 있지만 기쁜 일이 있으면 나누고 슬픈일 털어놓고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더불어 사는 삶에는 혼자만의 행복 그 이상이 분명 있다.
무심결에 한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좋은 정보가 되어 내가 그 사람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느끼는 감정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만족감과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처음 나의 개인 블로그를 시작할 때 1,2명의 사람이 들어와도 다양한 국가에서 내 블로그를 보고 있을 그 사람에게 왠지모를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블로그를 지속하는 힘이 되었다.(지금은 누적 26만 달성!)
하물며 응원 댓글도 남겨주시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며 소통하는 곳에서 나의 글들을 풀어낼 수 있는 이 공간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 곳은 어느새 나의 오래된 추억들을 저장하기도하고 다시 꺼내보며 힘을 얻기도 하는 나의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려합니다.
잠들기 전 떠올라 잠못들게하는
흘려보낸 줄 알았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들에 대해..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아 다시 곱씹어 보는 그때에 대해..
지금은 힘들지만 흘려보내고 싶은 일들에 대해..
하나씩 적어보려 합니다.
당신과 나의 잠못드는 밤을 응원하며...
*표지 사진은 얼마 전 저희 뒷뜰에서 처음 오로라를 보았던 날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