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똥경단 만들기
지나고 보니 20대의 찬란한 시절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느새 40대 아저씨인가 했더니 이제는 아버님으로 불리는 50대가 되었습니다.
(아이와 치과에 가면 간호사님이 "아버님~"하고 부른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던가? 어느 삶이 의미가 없을까만은 그 의미를 붙잡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모든 것은 미련하고 게으른 제 탓입니다.
마흔에 군산에서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한참 멀었지만 안정된 직장을 얻은 것에 안도하였습니다.
수도권에서 분주히 살다가 지방도시에서 상대적으로 한가한 시간을 갖게 되니
그 시간에 무얼 할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침에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재테크 공부를 할걸 하는 생각도 들지만
미련스럽게 아침마다 시립도서관에 들려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행복은 집중할 때 나온다고 그 시간 행복하기는 했습니다.
부족한 글솜씨와 설익은 가치판단에 글은 내 노트북에만 머물렀습니다.
블로그나 SNS에 글을 올려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남의 시선과 비판을 생각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몇 해 전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깔끔한 화면구성이 마음에 들었고 나름의 작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작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주저하였습니다.
연암은 "소똥구리는 자신의 소똥경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이라도 소똥구리를 비웃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이 말에 용기를 얻어 작가 심사를 받았고 다행히 승인을 받았다.
모두가 여의주를 물지는 못하겠지만 나만의 구슬은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굴리어 소똥이 되어도 의미가 있고 품어 진주가 되어도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써 온 글을 다시 읽고 교정할 생각입니다.
글은 크게 전공과 일상에 관한 내용입니다.
내 전공과 일은 산업보건으로 근로자의 직업병을 예방하는 일입니다.
주중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내곡리 밭에서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동안 쓴 글 중에서 버릴 건 버리고 남는 글은 여기에 올려볼 생각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모두 지극이 마음이 곱고 인내심이 풍부한 분들일 것입니다.
더욱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3.8.17)
ⓒ photograph by soddongguri(2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