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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똥구리 Mar 10. 2024

방탄경호단

[안전보건] 생산과 함께 가야

  2019년 북미 하노이회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엉뚱하게도 북한 경호팀이었다. 이들은 BTS에 빗대 방탄경호단으로 불렸다. 방탄경호원이 되려면 뛰어난 체격, 체력, 사상, 무술 실력을 갖추고 오랫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야 할 것이다. 경호원 한 명 한 명은 제이슨 본처럼 무시무시한 특수요원이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수십 명이 벤츠 차량을 둘러싸고 하노이 시내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상대가 드론이나 미사일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특전요원이라도 맨몸으로 막아낼 수는 없다. 어쩌면 사슴의 뿔처럼 위세를 과시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반면에 미국 경호팀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미국은 주변 건물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하고 인근 지역 전파를 차단해 혹시 있을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항공모함과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경호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북한과 미국의 차이는 관리 영역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북한은 근접경호만을 목표로 하였고 미국은 모든 단계에서의 위협을 대비하고 준비였다. 물론 이는 외국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기는 하다. 북한은 최악의 경찰국가로 주민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경계하고 있다. 여기서는 단지 하노이에서의 보여준 방탄경호경호단에 대한 것이다. 벤츠 옆에서 구두를 신고 뛰어다니는 이들을 보며 왠지 우리 안전보건이 떠올랐다.


  여전히 현장의 안전보건도 형식적이고 말단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싶다. 실제로 효과적인 안전관리가 이루어지려면 안전보건관리 영역을 외곽 경호, 즉 생산기술까지 확대해야 한다. 《극한직업》 ‘폐차장’ 편에서 감명을 받았다. 폐차 작업 중에는 엔진을 떼어 낼 때가 가장 위험하다. 제일 무거운 부품이라 작업자에게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장에서는 그저 조심해서 작업하는 게 아니었다. 커다란 집게가 차를 통째로 붙잡아 옆으로 세워 엔진이 근로자를 덮치지 못하게 하고 작업을 하였다. 엔진 해체 공정이 너무 위험하니까, 조심하고 주의해서 작업하는 게 아니고, 아예 작업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이런 생산방식의 변경이 현재 안전관리 체계로 가능한 일일까? 경영진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행한 것이지만 이것은 전통적인 안전관리의 모습은 아니다. 전통적인 안전관리는 생산방식을 그대로 두고 대응방법을 생각한다.


  진정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 아니라 생산공정에서의 위험요인을 실제로 제거해야 한다. 보호구 착용, 교육, 조심 같은 일반적인 안전보건관리를 벗어나 기획, 연구, 설계 등 전 과정에서 안전보건을 포섭해야 한다. 안전보건은 생산과 함께 가야 한다. (19.3.7, 2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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