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군산호수
군산에는 크고 아름다운 세 개의 호수가 있다.
매일 운동하러 가기에는 은파호수가 좋고,
주말 산책을 위해서는 월명호수(그 동네 사람들은 ‘수원지’라고 부른다)가 적당하다.
여행이나 트래킹을 할 생각이라면 청암산 군산호수가 호젓하다.
군산호수를 끼고 있는 청암산은 코스가 다양하다.
삼십분 가벼운 산책길부터 세 시간 등산로까지
시간이나 체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코스가 여러 개 있다.
등산이라지만 어린아이도 쉽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산 하나를 돌아 넘으면 나오는 쉼터이다.
울창한 숲속에 긴 나무의자가 있어 누워 낮잠을 자거나 책을 볼 수 있다.
비스듬히 기대 누워 하늘을 보면 곧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눈부시고
몸을 일으켜 짙푸른 호수를 바라보면 마음까지 평온해진다.
책을 읽다 눈을 감으면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에 마음까지 시원하다.
바쁘게 돌아보면 모든 여행이 금방이다.
그곳을 느끼려면 한동안 머물며 그 시간을 누려야 한다.
이곳에 앉아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고 나무를 스치며 산길을 걷다 보면
그 느낌이 흩어질까 아깝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진다.
너무 유명하지 않아 찾는 이 많지 않은 청암산 군산호수
고요함을 바란다면 이곳에 가야 한다.
(15.6.15, 24.9.16)
사진_군산호수ⓒsoddongguri(14.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