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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똥구리 Sep 14. 2024

여행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기차를 타고 낯선 도시에 가보고 싶다. 오가며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가끔 창밖 풍경도 보고. 그리 크지 않은 도시라면 좋겠다. 어슬렁거리다 동네 카페에 앉아 커피도 한잔 마시고.


지금은 시간이 허락지 않는다. 주중에는 직장에 매여 있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 일찍 결혼해서 애들 다 키운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조금 부지런히 준비하면 출장길에 제법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재작년 겨울, 임반장님과 함께 1박 2일로 태백에 갔다. 업무상 출장이었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니 나름 여행이었다. 눈 쌓인 태백은 한적했고 차고 맑았다. 한가한 식당에서 명태조림에 소주 한 병 나눠 마시고 일찍 작은 호텔에 들었다. 두꺼운 커튼을 열자 차가운 바람과 함께 하얀 산들이 첩첩이 들어왔다.


지난가을에는 부산에 갔다. 높은 빌딩, 화려한 조명 그리고 북적이는 여행객들로 해운대는 낯설었다.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사람들과 맥주를 한 잔 마시고는 먼저 숙소에 들었다. 아침에 나름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갈 생각이었다. 

아침 7시 반, 제일 먼저 카페에 들어가 해운대 백사장과 오동도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향기 가득한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열었다.


목적 없는 여행, 동행 없는 여행은 떠나 본 적이 없다. 로망 중에 하나가 고독 여행이지만 고독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다. 그럼에도 어느 도시라도 간다면 어떤 추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6.3.15, 24.1.7, 9.14)





사진_해운대soddongguri(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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