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거울을 보니
이마가 훤하다.
숨겨 놓은 비밀인 듯 살그머니 머리칼을
들춰보니 이마의 끝이 없다.
순간 가슴이 덜컹.
머리칼은 말하자면 사자의 갈기다.
용맹함과 위엄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갈기 없는 사자는 상상하기 힘들다.
가만히 거울 속 얼굴을 들여다본다.
곳곳에 삶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점점 그 골은 깊어간다.
그럼에도 빠마를 하지는 않는다.
사진을 찍어도 뽀샵을 하지 않는다.
지금 그대로,
이대로의 모습이 나인 것이다.
머리를 단정히 하고 왁스를 발라
넓은 이마를 더욱 훤하게 세팅한다.
머리칼이 사자의 갈기라면
이마는 무소의 뿔이다.
(17.3.28, 25.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