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그는 누구인가, 초단편《Sink & Rise》

팔 분 동안의 고독

by 쟈크 내리다
봉준호, 〈Sink & Rise〉, 2003, 8분.

봉준호 감독의 2003년 작 <SINK & RISE>

팔분여 가량의 러닝 타임으로, 초단편 영화로 구분 된다.

기존 단편 영화라고 불리는 부류의 장르들이 20여분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짧은 편.

*《기생충》(2019)의 마지막 엔딩씬은 약 7분 가량이다.


그의 흥행작 <괴물> 이전의 단편으로, 시기는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한강 둔치에서 이야기가 시작 된다는 공통점이 흥미롭다.



<SINK & RISE>

이 영화에는 세 명의 등장인물로 구성된다.

아버지와 딸, 슈퍼 사장.


팔 분 동안 펼쳐지는 등장인물 간 각각의 주장은 아래와 같다.



아버지 : 삶은 계란은 물에 뜬다.


딸 : 과자를 사달라


슈퍼 사장 :삶은 계란은 물에 뜨지 않으며, 계란 값을 내놔라.




아버지. 계란 값은 모르겠고 , 계란이 뜨지 않으면 내 딸을 주겠다. 대신 계란이 뜨면 여기있는 과자는 전부 내 딸 것이다.


딸 : 과자를 사달라


슈퍼 사장 : 나는 장사해야하니, 일단 띄워보고 뜨면 연락해라.



그리고 진짜 한강 물에 삶은 계란을 던지러 간다.

삶은 계란이 물에 뜨지 않는 다는 것은 물리학적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인정 할 수 없는 남자. 삶은 계란을 먹다 말고 한강에 던져버린다.


개인의 농도 짙은 주장이 물리학적 사실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 자명하므로

그가 던진 두 알의 삶은 계란은 명백하게 한강 밑으로 흔적도 없이 가라 앉는다.


그에게 이제 한 알의 삶은 계란이 남았다.

한 번의 기회가 남은 셈이다.

이 기회를 만회하지 못하면 어린 딸을 늙은 노인에게 빼앗기고 만다.



어딘가를 가르키는 아버지와 허겁지겁 달려오는 슈퍼 사장.


마지막 한 알을 던지고 아버지는 어딘가를 가르킨다.

방금 막 계란을 던진 그 곳이다.


이 다음 내용부터는 스포에 해당 될 수 있으므로 말을 아끼겠다.


봉준호 감독의 단상, 그 중에도 계란에 관한 팔 분 여 가량의 단상은 왓챠에서 볼 수있다.

*단독이라고한다.






물리학 이론에 의하면, 삶은 계란은 물에 뜨지 않는다. 그러나 날계란과 썩은 계란은 물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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