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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라우니 Mar 09. 2021

인심넘치는 함바집

이런집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부산 강서구에서 찾은 인정넘치는 식당

함바집이라고 하면 건설현장에 있는 식당들을 일컫는 말로 표준어는 아니지만 요즘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에겐 어느정도 익숙한 단어가 되버리긴 했다. 평소에 식사를 밖에서 챙겨먹어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외근을 나갈때면 괜찮은 식당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데 얼마전에 직원들과 함께 괜찮은 식당을 찾아서 오랜만에 몇자 적어보게 된다.


허허벌판 같은 강서구 산업단지에는 작은 상가들이 몇군데 있는데 그중에 끼어있는 식당인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흔한 식당이다. 입구에서도 알수가 있듯이 여러가지 메뉴들이 보이고 공기밥과 계란후라이가 무한리필이라점을 강조하고 있는것으로 보아 인근 현장에 일하시는 분들에게 후한 음식뿐만 아니라 후한 인심도 같이 제공을 하는듯했다.




12시가 조금 되기 전에 도착을 했더니 아직 식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없고 나를 포함한 일행들만 오붓하게 식사를 할수있었다.




다정식당에서 본 메뉴는 정말 멀티가 따로 없다. 마치 김밥천국을 연상케하는 다양한 메뉴들 덕분에 뭘 먹어야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항상 그렇듯이 제일 위에 있는게 메인이라 생각을 하고 불백 (8,000원)을 주문하기로 하고 착석을 했다.




다들 좋아하는 계란후라이는 무한리필로 부담없이 먹을수있다곤 하지만 양심상 적당히 먹는것도 에티켓이 아닐까싶다.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나도 자영업자라 그런지 노동의 댓가에 비해서 남는게 별로 없는게 식당의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는편이라 인원수에 맞게 하나씩만 구워먹기로 했다.




8,000원짜리 반상치곤 반찬도 푸짐하고 구성도 알차게 잘나오는 편이다.




조미료가 들어있건 말았건 상관없이 요즘 직딩들이나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수있을정도로 반찬은 정갈하고 기대했던것 보다 맛있었다. 계란은 밥이랑 적당히 비벼먹을 생각에 반숙으로 살짝 터트려서 구워서 L글루타민산이 넉넉하게 함유된 맛소금까지 뿌려줬더니 이것조차도 맛있다.




찌개도 1인당 한뚝배기씩 나오는 넉넉한 인심을 느낄수있었다. 직접담은 된장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정성가득한 맛깔스러운 찌개맛이다.




어렸을때 우리 삼촌이 저기에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서 우리보고 먹으라고 많이 챙겨줬던 기억이 떠오른다. 잘 눌러붙고 타는것도 순식간이라 불조절에 실패할 경우에 음식을 망쳐버리기 일수이고 다용도로 사용할수있다는 장점이 있다보니 나에겐 참 친숙한 후라이팬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듯이 우리들의 식욕도 덩달아 피어나게 하는것 같다.




꾹꾹 눌러담은 밥은 계란을 비빌 공간이 없어서 숟가락으로 쪼개서 먹어야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밥심이라는게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넉넉하게 담아내시는것 같다.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은 든든한 한끼다. 요즘 어디가서 8,000원주고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수있는곳을 찾기란 참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보니 다들 쉴새없이 밥을 먹어치워버렸다. 고기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은 우리들의 숟가락과 젓가락에게 숨쉴틈 조차주지 않고 열심히 먹게 해준다.




두그릇씩 먹는건 일도 아니었다. 밥이 제법 많았는데도 다른 반찬들까지 싹 먹을려고 하다보니 결국 밥은 두그릇씩 먹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밀려오는 노곤함은 일터에서 꾸벅꾸벅 졸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먹어야 성에 차는 나로선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Place _ in Busan

Photo by Crowny 

Cam _ Leica D-Lux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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