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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21. 2020

너희 엄마 새엄마야?

이런저런 이야기 51

  친정엄마와 나는 24살 차이 띠동갑이다. 곧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신데 지금은 연세가 드셔서 주름도 조금 생기시고 나잇살로 퉁퉁해지셨지만 내가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엄마는 이쁘고 날씬하고 엄청 멋쟁이셨다.


   외할머니는 엄마가 십 대 후반 때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20살의 나이에 아빠와 빨리 결혼을 하신 듯하다. 뭔가 안정적이고 가정적인 것이 필요하시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22살에 오빠를 낳고 24살에 나를 낳으셨다. 일찍 결혼해서 오빠와 나를 빨리 가지신 편이라 나는 엄마가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때에 엄마가 학교에 오시는 날에는 친구들이 늘 엄마를 보고 "와, 너희 엄마 엄청 젊으시다. 새엄마셔? "라는 소리를 자주 곤 했다. 지금 내 키가 165센티인데 이게 초등학교 6학년 때 키다. 작은 키는 아니어서 그 당시 엄마랑 다니면 엄마가 나보단 조금 작지만 거의 비슷한 키로 보였다. 그래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는 엄마와 나를 보고 이모와 조카 사이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내가 20대 후반 무렵 오랜만에 새엄마냐는 소리를 게 된 사건이 있었다.


  그때 당시 엄청 친했던 남녀 동갑내기 친구들 7,8명과 1박 2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틀 동안 재미있게 잘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친구의 차 안에서 여자 친구들은 각자의 엄마에게 전화통화를 하며 여행은 어땠는지, 집에 무슨 일은 없었는지, 서울에 거의 다 도착했다며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엄마에게 연락해야

겠다 싶어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어."

"서울 거의 다 와가요."

"그래, 알았다."

뚝!


  왜 하필 그 순간 다른 친구들의 수다가 다 끝나고 조용했던 건지. 친구들은 내가 엄마와 통화하는 걸 듣고 싶지 않아도 게 되었고 엄마와 나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다들 엄청 놀라면서 왜 통화를 하다 마냐, 엄마가 화나셨냐라며 질문들을 해댔다.


  그러면서 한 친구가 "너희 엄마 새엄마야?"라며 농담 식으로 물었다. 나는 늘 있는 일이라 별 느낌이 없었는데 친구들은 참 신기했나 보다.


  사실 엄마는 평소에도 엄청 수다스럽다거나 말이 많으신 분은 아니다. 그래도 전화통화 때보단 당연히 많은 얘기를 하시지만 전화통화를 할 때는 무조건 용건만 간단히 하자는 주의시다. 꼭 필요한 말, 할 말만 딱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신 분이라 나는 엄마와 전화통화를 오래 해본 적이 없다. 엄마와의 통화시간은 1,2분 정도. 길어야 3분 안에 모든 통화내용이 끝난다. 학창 시절과 결혼 전에 내가 회사를 다닐 때까지 그랬다.


"엄마."

"어."

"오늘 좀 늦어."

"알았다. 통금시간 지키고."

뚝!


  늘 이런 식이 었다. 그랬던 엄마가 내가 결혼을 하고 서울ㅡ용인ㅡ진주ㅡ경기도로 옮겨 다니면서 통화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친정은 경기도 파주인데 아무래도 사는 거리가 멀어지고 자주 뵙지 못하게 되니 통화가 길어지게 되었다.


  나이가 드셔서인지 말많아지셨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엄마가 더 좋다. 지금보다 더 수다스러운 엄마가 되셨으면 좋겠다.


엄마와 조카와 큰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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