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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Sep 19. 2020

아니 양파가 왜? 뭐?

이런저런 이야기 38

  어제 오후 저녁 준비를 하러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애들이 복숭아가 먹고 싶대서 껍질을 까서 이쁘게 잘라 접시에 담아 주었다.


  잠시 후 딸아이가 물 마시러 왔다가 하는 말

"엄마, 양파 떨어뜨렸어."라고 말하면서 휙 지나간다.


  양파를 쓴 일이 없는데 딸아이가 뭘 잘못 봤나 싶어 나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또 조금 있다가 네 살 둘째 아들이 복숭아를 다 먹은 접시를 가져오며

"엄마, 앙파(양파 발음이 아직 안됨)가 왜 저기(여기를 저기라고 함) 있지?"란다.

"잉? 양파 없는데?"라고 나는 말해주고 나는 지 누나가 한 말을 들었다가 그대로 따라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1시간 후 퇴근한 남편이 식사를 하러 부엌 쪽으로 왔다. 그러더니

"여보, 양파 떨어졌는데?"라고 또 얘기를 한다.


  아니 양파가 왜? 뭐? 어디 있는데 자꾸만 다들 양파 타령이지? 라며 부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리 봐도 양파는 없는데 왜 자꾸 양파가 있다고 하는 것인지.


  그러자 남편이 몸을 싱크대 바닥 쪽으로 구부려 뭔가를 주워 나에게 주었다.

"여기, 양파.... 어? 양파아니네?"



  그건 양파가 아니라 복숭아를 보호하려고 감싸고 있던 완충제였다. 아니 어쩜 진짜 양파처럼 생겼는지. 멀리서 보니 진짜 양파 모양이다.


  애들에게 복숭아를 까서 주고 난 후 완충제가 바닥에 떨어져 싱크대 안쪽 바닥으로 들어가 있어서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남편과 나는 한참을 웃었고 두 아이에게도 보여주니 깔깔거리면서 좋아한다. 흐흐.

복숭아 완충제 덕분에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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