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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an 27. 2021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첫 이별

이런저런 이야기 75

  아빠와 나는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다. 아니 다녔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때까지 다녔으니 말이다. 그 당시 개교한 지 70년이 넘는 학교였으니 역사가 깊오래된 학교였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년 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던 어느 날, 선생님은 60여 명중 20-30명 정도가 새로 지은 학교로 가야 한다면서 짐을 싸라고 하셨다. 그중에 나도 포함이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어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짐을 싸라고 해서 하라는 대로 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새로 난 길을 가운데로 두고 건너편에 새 학교가 생겼던 것이었다.


  학교 이름도 첫 글자는 같고 뒷글자만 다른 분교 같은 학교였다. 아마도 그 지역에 학생수가 많아지면서 새 학교가 만들어진 것 같고 주소가 새 학교 근처인 학생들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짐을 다 싸고 반전체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 새로 난 길로 왔다. 그리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20여 명을 포함해 나는 새로 난 길을 건넜다. 그러자 반 전체 애들 모두 울음바다가 되었다. 마치 3.8선을 두고 남과 북으로 갈라지듯 그렇게 길 하나를 두고 양쪽으로 나뉘었고 우리는 서로 계속 손을 흔들 인사를 했다. 정말 엉엉 울었 기억이 난다.


  특히나 나에게 장난도 자주 치고 짓궂게 굴었지만 재미있었던 남자 친구 녀석 두 명은 내 이름을 계속 부르면서


"샬롬아, 미안했어. 잘 가."


라고 인사를 계속하는데 어찌나 슬프고 속상하던지. 그때 그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마 그때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별이라는 걸 느끼고 알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9살에 느낀 이별이라는 게 얼마나 힘들고 슬프고 속상했을지.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9살인 나를 꼬옥 안아주고 위로

해주고 싶다. 그리고 얘기해줘야지. 나중에 다 만나게 된다고 말이다.(아이러브스쿨 모임으로 동창회에 나가서 그때 친구들과 회포를 풀었다.)


첫째 딸아이의 입학식 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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