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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28. 2021

부회장 엄마입니다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25

  올해 11살인 초등학교 4학년 첫째 딸은 완벽한 범생 스타일이다. 선생님의 말씀은 100퍼센트로 지키고 바른 행동, 바른말만 하는 아이다. 게다가 마음도 여리고 착해서 친구들에게 싫으면 싫다는 소리도 하지 못하는 그런 아이다. 그리고 정도 많고 눈물도 많고 걱정도 많은 딸이다.


  특히나 초등학교 2학년 때 새 학기가 시작되고 두세 달 동안 같은 반 남자 녀석 두세 명의 심한 장난으로 엄청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고 가슴이 울렁거린다며 울면서 등교를 할 정도였는데 아무튼 그때 이후로 딸아이는 약간 자신감이 떨어지고 소심해졌달까.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고 심한 장난이나 말을 받아치지도 못하고 너무 착하기만 하고 너무 범생이라 답답할 정도로 걱정이 되는 그런 딸아이였다.


  아무튼 그랬던 딸아이가 며칠 전 학급 임원선거에서 부회장이 되었단다.(우리 때는 반장, 부반장이라 불렀는데 요즘은 회장, 부회장이라고 부른다)


  그것도 자신이 부회장을 하고 싶어서 지원을 했고 앞에 나가서 지원 이유를 또박또박 발표를 했는데 무려 10표 차이 나는 투표 결과로 부회장이 되었다니 정말 너무나 기특하고 놀라웠다. 남편과 나는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며칠 동안 입꼬리가 승천해 있었다.


  임원선거 전날에도 자신은 임원 하기 싫다며 그런 거 안 나간다고 했던 딸아이였는데 신통방통하게 부회장이 되었다니. 아, 정말 우리 딸 최고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더 이상 딸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밖에 나가서 막 소리치고 자랑하고 싶다. "저 부회장 엄마예요. 우리 딸이 부회장이랍니다."라고 말이다. 역시 나도 별수 없는 고슴도치 엄마인가 보다. 흐흐흐.


  

시청 근처에서 나와 둘이서 데이트하던 날 딸아이 모습

https://brunch.co.kr/@sodotel/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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