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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05. 2021

우리 딸은 200살까지 살거야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29

  몇 주 전부터 가끔씩 집안에서 11살인 큰 딸아이가 안 보일 때가 있었다. 어느 날도  보이지 길래 집안 요리조리 찾다 보니 부엌을 조금 더 지나서 있는 작은 자투리 베란다 바닥에 편하게 앉아 양반다리를 하고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딸을 발견했다.


  뭐하나 싶어 뒤에서 소리 없이 지켜보고 있었더니 그냥 멀리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 20여분을 보고 있 딸에게 말을 걸었다.


"딸, 뭐해? 너 안 보여서 엄마가 한참 찾았네."

"멀리 보고 있어."

"왜?"

"엄마가 멀리 있는 산이나 나무를 쳐다봐야 눈이 좋아진다고 해서."

"아.... 그래.. 흐흐. 잘했어."


  그렇다. 우리 딸은 건강염려증이 있다. 요즘 본인이 스마트폰을 자주 보니 눈이 나빠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행동이었다. 특히나 어제 있었던 학교 건강검진에서 시력이 안 좋게 나오는 게 싫어서 더욱 그랬던 것이었다.


  어쩐지 요즘 눈에 좋은 음식들이 뭐냐며 당근이며 블루베리 등을 열심히 잘 챙겨 먹더라니만.

  

  아무튼 이렇게 딸아이는 무엇이든 몸에 안 좋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걸 바로 안 먹고 안 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다. 한편으론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 나이에 한창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절제를 하다니 말이다.


  이렇게 자기 몸을 잘 챙기는 우리 딸은 200살까지 살 것 같다. 그래,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 다오.


  

이 베란다 바닥에서 항상 먼산을 바라보는 딸아이

https://brunch.co.kr/@sodotel/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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