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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n 02. 2021

1년 만에 화장을 하다

이런저런 이야기 106

  어제 1년 만에 화장을 했다. 한 회사와 화상면접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아침부터 괜히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화상면접 1시간 전,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를 고데기로 손을 본 후 화장을 시작했다. 1년 만에 하는 화장은 너무 낯설었고 어색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필수로 쓰고 다니다 보니 화장을 안 하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스킨이나 로션만 바르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곤 했다. 코로나 초기에는 화장을 하고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마스크에 화장이 묻는 게 너무 싫었다. 마스크를 쓰는 것 자체가 덥고 답답한데 화장까지 하고 나면 마스크 안에서 땀이 송송 맺혀 화장이 문대지고 번들거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화장을 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정말 너무나 편했다.


  코로나 덕분에 그나마 좋았던 게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나는 원래도 화장을 진하게 하는 걸 싫어하고 화장을 잘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초화장에 비비크림만 바르는 스타일이었는데도 오래간만에 하는 화장은 참 어려웠다.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베이스를 살짝 펴 바르고 비비크림을 발랐다. 파운데이션은 검버섯 부근에 더 발랐다.(이놈의 검버섯은 너무 싫다) 눈썹도 좀 더 진하게 색칠했다. 마지막으로 립스틱도 발라 주었다. 화장을 끝내니 벌써 피부가 답답하고 덥다. 그래도 오랜만에 하는 화장치고는 잘 된 거 같다.


  그런데 망했다. 화장이 들떠 보인다. 쿨럭. 전날 마사지팩이라도 좀 할걸. 후회가 마구 밀려온다. 후다닥 줌 어플로 들어가 내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았다. 음,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화장을 좀 더 진하게 해야겠다.


  드디어 면접 시작. 원래 30분 이상 걸린다던 면접은 15분 만에 끝났다. 사실상 서류면접에 합격했고 교육받기 전 미리 인터뷰를 잠깐 하는 형식상의 화상면접이었기에 그리 떨지 않아도 되었는데도 뭐가 그리 긴장이 되는지. 나보다 한참 나이가 적은 담당자이신데도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1년 만에 화장을 하고 나는 회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열심히 해봐야지. 아, 그리고 업무교육을 갈 때도 화장을 해야 하는구나. 그건 좀 싫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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