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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07. 2021

매일 아이스크림을 먹는 알바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7

  알바 면접을 보고 다음날 바로 일을 시작한 곳은 청담동에 있는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사장님이 여자분이셨는데 푸근하시고 털털하신 성격이라 그러셨는지 사장님과 내가 잘 맞을 것 같다며 흔쾌히 뽑아주셨다.


  처음에는 청소를 기본적으로 배웠다. 매장 청소,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도구들과 기계들을 청소했다. 그리고 손님들이 매장 안에 들어오면 인사를 크게 하는 것도 배웠다.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손님이 들어오면 자동적으로 인사가 바로바로 크게 나오게 되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많아 손님들이 없을 때는 아이스크림을 보고 이름을 외우고 또 외우곤 했다. 처음에는 이 많은 종류를 언제 외우나 했는데 손님들이 주문할 때 보면 거의 인기 메뉴들이 정해져 있어 금방 외울 수 있었고 나머지 비인기 메뉴들은 자연스레 외워졌다.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은 고르고 싶은 아이스크림 앞에서 손으로 콕 찍어서 말할 때가 많아 편하기도 했다.


  사장님은 매일 한두 가지씩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라고 하셨다. 그래야 손님들이 어떤 맛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과 함께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매장이 청담동에 있다 보니 외국인 손님들도 자주 왔고 연예인들도 자주 보았는데 차인표, 신애라 두 부부는 단골손님이셨는데 정말 성격도 좋고 매너도 좋은 분들이라 기억에 제일 남는다.


  알바를 시작하고 일주일째가 되니 손목이 엄청 아프고 너덜거릴 정도였는데 아이스크림을 퍼담을 때 노하우가 없어 힘으로만 퍼담으려고 하니 손목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되니 손목도 안 아프게 되었고 능숙하게 잘할 수가 있게 되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아이스크림이 이쁘게 동그랗게 잘 만드는 게 안돼서 정말 속상했었는데 시간이 약이라고 하다 보니 그것도 잘 되었다.


  사장님은 퇴근할 때 집에 가서 먹으라며 아이스크림을 가득 담아 자주 포장해 주시기도 하셨고 아이스크림 큰 통에 든 그걸 원가로 주신다며 사고 싶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하실 정도로 친절하시고 자상하신 분이셨다.


  그렇게 3개월을 사장님과 둘이서 재미있게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고등학교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때 짝 선배, 짝 후배라고 2,3학년끼리 각 반의 같은 번호끼리 짝을 지어서 친목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2학년 1반 1번은 3학년 1반 1번과 짝 선후배가 되는 것이었다. 암튼 그때 짝 후배였던 동생이 나를 무척 따르곤 했는데 그 동생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자기가 다닌 곳이 있는데 갑자기 그만두게 되었으니 면접을 보러 오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바로 흔쾌히 면접을 보겠다고 답했고 며칠 후 후배가 일하는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갔다.


다음에 계속.

https://brunch.co.kr/@sodotel/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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