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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Dec 08. 2021

엄마도 할머니 안경했어?

이런저런 이야기 130

  여름에 컴활자격증 학원을 다니면서 모니터 화면을 많이 보다 보니까 눈이 점점 침침해지는 게 느껴졌다. 게다가 컴퓨터와 노트북으로 일을 해야 하는 프리랜서 업무까지 하다 보니 더욱더 눈이 나빠지는 것 같았다.


  안과도 가고 안경점도 가야지라며 생각만 하다가 며칠 전 남편이 같이 새로 안경을 하러 가자는 말에 흔쾌히 다녀왔다.


  눈이 너무 침침하고 먼지가 낀 듯하고 특히나 핸드폰이나 책을 볼 때 안경을 들어 올리고 봐야 한다고 안경점 사장님께 말했다.


  검사를 다 하고 나니 사장님은 기능성 안경을 해야 한단다. 일명 누진다초점 안경이다. 하, 설마설마했는데 나도 누진다초점 안경을 해야 한다니. 부모님이 하시던 안경을 나도 할 때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에 그냥 서글프고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안경이라도 이쁜 걸로 하자 싶어 늘 하던 브라운 색상 말고 붉은색 안경테를 골랐다. 남편도 잘 어울린단다.


  3일 뒤 안경을 찾으러 가는 길에 안과도 들렀다. 먼지가 낀 느낌이라는 말에 선생님은 검사를 좀 더 해보자고 하셨다. 안압검사와 기타 등등의 검사를 하고 나니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 알레르기가 있으니 알레르기 약과 안약을 해보고 다시 오라 하셨다.


  안경점에 가서 새 안경을 받아 써보았다. 우어, 시야가 넓어지고 깨끗해지고 선명하다. 그리고 핸드폰을 볼 때 안경을 들어 올리지 않고도 잘 보인다. 위, 아래 볼 때 어지러울 수 있으니 적응기간이 2,3일 필요할 거라는 사장님의 설명을 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초등 4학년 딸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와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딸아이는 말했다.

"엄마, 할머니 같아. 엄마도 할머니 안경 쓰는 거야?"

"뭐야, 엄마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여? 엄마, 이 안경 안 어울려?"

"아니, 그게 아니고 외할머니 안경도 빨간색이고, 작은 글씨가 안 보일 때 쓰는 안경이라며."

"아. 그렇네."


  어쩐지 빨간색 안경이 낯설지가 않더라니. 엄마랑 나란히 같이 서 있으면 진짜 똑같아 보이겠다. 머리스타일과 안경 때문에 더더욱 말이다.


  딸아이의 말처럼 이제 나도 할머니 안경을 써야 하는 나이구나. 이제 마흔 후반이니 기능성 안경을 써야 하는 게 맞는 거겠지. 마...마....맞다고 해주세요, 제발요. 후후.



새로 맞춘 안경

https://brunch.co.kr/@sodotel/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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